사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교폭력의 가해자를 찾는다며 학생들을 강당에 모아 얼굴 확인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15일 경남 사천시 A초등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는 지난 8일 오후 1시께 기말고사를 마친 6학년 남학생 100여명을 강당에 소집, 눈을 감게 하고 학교 폭력 가해자 얼굴 확인 작업을 벌였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7일 이 학교 1학년 B(7)군의 아버지가 학교에 찾아와 "아이가 수업을 마치고 집에 가던 중 학교 근처에서 고학년 학생들로부터 머리를 맞고 학원비를 빼앗겼다"고 항의를 한 데에서 출발했다.
B군의 아버지는 "아이의 돈을 빼앗은 학생이 이 학교 고학년 학생이었다"고 강하게 주장했으며, 이에 학교측은 8일 오전 학생과 학부모를 데리고 시험을 보고 있는 6학년 교실을 몰래 돌며 얼굴 확인 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B군은 자신의 돈을 빼앗은 학생의 얼굴을 발견하지 못했고, 이에 B군의 아버지가 교장에게 "오늘 중으로 가해 학생들을 무조건 찾으라"고 으름장을 놓자 이에 학교측은 전교생을 강당에 모아 B군과 함께 가해자 색출 작업을 벌인 것.
그럼에도 B군은 모든 6학년 학생의 얼굴을 살펴보고도 자신으로부터 돈을 빼앗아간 학생을 찾아내지 못했고, 또 이 과정에서 엉뚱한 학생을 가해자로 지목해 담당 교사와 상담을 받게 하는 등 '소동'을 빚었다.
결국 이 학교는 아직까지 B군의 돈을 빼앗은 학생을 찾아내지 못한 상태로, 이 사건은 결국 경찰에 알려져 경찰은 14일 이 학교를 찾아 조사를 벌였다.
이 학교 교장은 "가해자가 우리 학교 학생인지 혹은 인근 중학교 학생인지가 불분명한 상태"라며 "학생들을 모아 놓고 가해자를 찾은 것은 경솔한 일이었지만 그 상황에서 범인을 찾기 위해서는 그 방법밖에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