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생의 증가, 중국 등 아시아 대학과의 우수학생 유치경쟁에 직면해 미국 대학들이 시설 개선 및 확충에 열을 올리면서 각 캠퍼스에서 건축공사가 붐을 이루고 있다.
미 대학들의 건축공사 붐을 가장 쉽게 목격할 수 있는 곳은 대표적 '대학도시'인 매사추세츠주(州)의 보스턴.
약 290억달러의 기부금을 운영,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대학으로 꼽히는 하버드대학이 현재 캠퍼스 인근인 올스턴에 수십억달러를 들여 새로운 캠퍼스를 조성할 계획이고 보스턴칼리지도 캠퍼스의 대대적인 시설개선 계획을 마무리 손질중이며 보스턴대학, 에머슨칼리지, 노스이스턴대학 등도 최근에 시설개선을 마무리했다.
보스턴에서만 향후 수년간 30층이 넘는 고층 아파트를 비롯해 박물관, 연구센터 등 20여개의 대학 건물이 신축될 예정이다.
세계 최고의 음악대학 가운데 하나인 보스턴 소재 버클리음대도 밀려드는 지원자들을 더욱 많이 입학시키기 위해 시설 확충에 나선 대학 가운데 하나다.
지난 2년간 버클리음대 지원자는 72%나 증가했지만 학생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의 한계 때문에 재적생은 4천명에 머물고 있다.
로저 브라운 버클리음대 총장은 "버클리음대에 입학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원자 가운데 약 30%만을 합격시킬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미 대학들의 시설 신축공사는 올 한해에만 18%가 늘었고 오는 2009년까지 캠퍼스 확장 면적은 총 3천450만평방피트(약 97만평)에 달할 전망이다.
치솟는 등록금과 늘어가는 기부금으로 '주머니'가 든든해진 미 대학들은 소위 '베이비 붐' 세대의 자녀가 대학 입학 연령이 되면서 지원자가 늘어 시설 확충으로 이에 대처해야 하는 상황이다.
오는 2009년 배출되는 고교 졸업생은 320만명으로 역사상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건물 신축, 캠퍼스 확장 등 외형적으로 시설이 확충되는 이외에 과거 20~30년 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첨단 시설이 들어선다는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예를 들어 미주리대학이 총 4천300만달러를 들여 지난 8월 재단장 공사를 마무리한 학생레크리에이션센터에는 첨단 체력단련장, 아쿠아센터, DJ박스와 주스바 등이 들어서 골프장 클럽하우스를 방불케 하고 있으며 몇몇 대학의 학생기숙사도 개별 부엌, 화장실 등을 갖춘 '스위트룸'형으로 변모하고 있다.
미 교육협의회(ACE) 관계자는 "요즘 학부모들은 교육의 질 못잖게 자녀의 '삶의 질'도 요구하기 때문에 대학들이 이에 부합한 시설을 갖춘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 인도 등 아시아의 경제대국들이 우수학생 유치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는 점도 미 대학들에는 '자극'이 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