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하 청예단)은 19일 ‘2007년 학교폭력 3대 악재’를 발표하고 정부의 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청예단이 발표한 내년 3대 악재는 ▲초등학생 피해가 가장 심각 ▲낮아지는 신고율 ▲여학생 폭력 지속적 증가이다.
청예단이 1997년부터 2006년까지 10년간의 학교폭력 추이를 분석한 결과, 초등학생들의 학교폭력 피해율은 2001년 8.5%에서 2002년 13.7%, 2003년 17.5%, 2006년 17.8%로 점점 증가했다. 초등학생 400여만명 중 71만여명이 피해를 당하는 셈이다. 2006년 한해 고등학생과 중학생의 피해자 비율이 각각 8%, 16.8%인 것에 비하면 초등학생의 학교폭력 피해가 가장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초등학생 학교폭력 증가는 악순환의 고리가 초등학교에서 중·고등학교로 장기적으로 지속된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실제로 학교폭력 피해학생들 중 77%가 초등학생 때 처음 학교폭력을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용린 청예단 이사장은 “10년 전에는 고등학생 위주, 5년전까지는 중학생 위주이던 학교폭력이 갈수록 저연령화돼 이제는 초등 5,6학년 위주가 되고 있다”면서 “인터넷 확산 등으로 인해 초등학생들이 폭력을 동경하는 그릇된 심리를 가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낮아지는 피해 신고율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7년 친구나 또래에게 자신의 피해 사실을 알린 비율은 38.2%, 가족에게 알린 비율은 40%였으며 신고하지 않은 비율은 30.1%에 이르렀다. 그러나 2002년에는 또래에게 알린 비율이 30.9%, 가족에게 알린 비율이 28.5%, 신고하지 않은 비율이 29.5%로 피해 사실을 알리는 경우가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 2006년에는 친구 10.9%, 가족 25.3%, 신고하지 않음이 45.9%로 나타났다. 문 이사장은 “피해 학생 대부분은 알려진다고 해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무력감에 피해를 당하고도 침묵하고 있다”면서 “10명 중 1명 정도만 담임교사에게 알려 도움을 청하고 있기 때문에 교사조차도 피해학생을 도와줄 수 없고 결국 학교폭력은 음성적으로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학생의 학교폭력 증가는 놀라운 수준이다. 7년 전에 비해 피해자는 3배, 가해자는 5배 가까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1999년에는 남학생 가해자율이 4.7%, 여학생 비율이 2.2%였으나 2006년에는 남학생이 14.8%, 여학생이 10.7%로 증가했다. 피해자율은 1999년 남학생 10.2%, 여학생 4.4%이던 것이 2006년에는 남학생 20.6%, 여학생 13.9%로 늘어났다. 여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빈번한 학교폭력 유형은 언어폭력과 집단따돌림이었으나 최근에는 과거 남학생들에게서 발생했던 잔인하고 조직적인 신체폭력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청예단은 “일선 학교의 절반 정도가 예방교육을 실시하지 않고 있으며 실시한다 해도 30%는 비디오나 CD를 상영하는 형식적 교육”이라며 철저한 예방교육과 신고 활성화를 위해 학급단위와 학교단위로 구분된 주기적인 설문조사를 통해 학교폭력 실태를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학교폭력 가해 학생과 부모가 학생선도를 위해 의무적인 치료 상담을 받도록 법제화 하고 교육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학교폭력예방및대책에관한법률에 명시된 예산 확보 의무를 준수할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