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잘하는 학생과 못하는 학생이 학업에 투자하는 시간 차가 커지고 있어 이대로 가면 일본 사회의 양극화가 더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오차노미즈대학 연구팀이 초.중.고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해 22일 내놓은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부를 잘하거나 좋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방과 후 공부하는 시간이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6-7월 두 달간 초등학교 5학년 2천726명, 중학교와 고등학교 2학년 각 2천371, 4천464명을 대상으로 주중 집에서 공부하는 시간을 조사했다.
졸업생 대부분이 대학에 진학하는 엘리트 고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하루 105.1분을 공부에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급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60-62분, 3류학교 재학생들은 43분을 공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를 주도한 미미쓰카 히로아키 교수는 "일류학교 학생들은 경쟁이 높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한다"고 말했다. 반면 나머지 학생들은 "학생수가 줄어든 덕에 원하기만 하면 그럭저럭 대학에 들어갈 수 있게 된 때문인지 열심히 공부하지 않는다"는 것.
1990년 조사 때는 중간급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도 일류학교에 다니는 학생들과 같은 수준인 112.1분 을 집에서 공부했었다. 미미쓰카 교수는 당시 중간급학교 학생들은 일류학교 학생들을 따라잡고 앞서기 위해 노력했으나 "지금은 대학에 쉽게 들어갈 수 있게 됐기 때문인지 전처럼 열심히 공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런 경향은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류 초등학교 어린이들은 주중 집에서 하루 105.6분을 공부한다. 이에 비해 중간급 초등학교 어린이는 77.6분, 하류 초등학교 어린이의 학습시간은 61.9분에 불과했다.
중학생의 경우 일류 중학교 학생이 집에서 공부하는 시간은 97.7분이었다. 중간급 학교 중학생의 학습시간은 91.1분, 하류학교 학생은 76.8분이었다.
자신들의 노력이 일본사회에서 충분히 보상받을 것으로 믿느냐는 질문에는 초등학생의 68.5%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이런 긍정적인 대답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생의 '그렇다'는 응답 비율은 54.3%, 고등학생은 45%에 그쳤다.
명문대학을 졸업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비율도 초등학생은 61.2%인데 비해 중학생은 44.6%, 고등학생은 38.1%로 학년이 올라 갈수록 낮아졌다.
4년제 대학 또는 대학원에 진학하겠다는 고등학생은 76.6%였다. 이는 90년 조사 때의 81.5%에 비해 5% 포인트 가까이 낮아진 것이다.
실업학교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학생은 13.1%로 16년 전의 6.3%에 비해 크게 늘었다. 대학이 아닌 직업학교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사람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초등학생의 19.4%, 중학생의 21.7%가 직업학교진학을 희망했다. 이는 90년 조사 때의 7.5%, 14.6%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이다.
미미쓰카 교수는 "대학 진학이 반드시 고용으로 연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자격증을 딸 수 있는 실업학교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TV시청 시간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초등학생의 하루 평균 TV시청 시간은 141.5분, 중학생은 148.5분이었다. 2001년 조사 때는 초등학생의 TV시청 시간이 162.3분, 중학생은 167.6분이었다.
고교생의 TV시청 시간도 2001년에는 112.6분이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102.6분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미쓰카 교수는 "학생들이 TV시청보다는 PC와 이동전화 또는 컴퓨터 게임에 더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등 미디어 환경이 확실히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신문에서 뉴스를 읽는다고 응답한 고교생도 90년 조사 때의 71.6%에서 올해는 48.5%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