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와 한국외대의 논술시험이 16일 실시되면서 2007학년도 대학별 논술고사가 대부분 마무리됐다.
입시기관들은 교과서 활용이 두드러지고 논제가 평이했지만 높은 수준의 독해능력을 요구하는 통합교과형 논술로 변화하는 추세를 보인 것을 이번 논술의 특징으로 꼽았다.
서울대는 이날 오후 인문대ㆍ사회대ㆍ경영대ㆍ법대ㆍ농생대ㆍ생활과학대ㆍ음대 작곡과 이론전공 등 인문계열 1천600여명을 대상으로 논술고사를 치렀고 한국외대도 3개 문항으로 구성된 논술고사를 실시했다.
한국외대는 풍우란의 '중국철학사'와 G. 프로이트의 '환상의 미래' 및 '문명 속의 불만', 프랑스 사회학자 기 드보르의 '스펙터클의 사회' 등을 제시문으로 내놓고 윤리와 도덕, 법과 제도, 다양한 사회적 기제 등 우리 사회의 통제장치가 국내외 사회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2007학년도 대학별 논술고사는 이달 3일 이화여대를 시작으로 4일 가톨릭대, 5일 부산대, 6일 연세대ㆍ한양대ㆍ경희대, 9일 성균관대, 11일 고려대ㆍ숙명여대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12일에는 서강대ㆍ동국대ㆍ서울교대ㆍ경인교대, 13일 중앙대, 15일 서울시립대, 16일 서울대ㆍ한국외대가 논술고사를 치렀고 17일 춘천교대에 이어 23일 건국대가 마지막 논술고사를 실시한다.
각 학교의 논술고사는 외형적으로 기존의 논술 출제유형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일부 제시문이 교과서에서 나왔고 난이도도 교과서 수준을 넘지 않은 점이 눈길을 끌었다.
연세대는 문학교과서에 나오는 김유정의 동백꽃을, 부산대는 지구과학 교과서에 나오는 진화론을, 경희대는 공통사회교과서 제시문을, 서강대도 교과서에 수록된 양주동의 수필 '웃음에 대하여'를 활용했다.
이화여대의 보편문명, 연세대의 타인에 대한 인식, 한양대의 인구 감소현상에 대한 해결 방안, 성균관대의 빈곤국에 대한 국제원조, 고려대의 예술의 기능과 역할처럼 난이도도 평소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쉬운 주제라는 평가를 받았다.
수험생에게 준비된 배경 지식을 묻기보다 주어진 글에 대한 높은 수준의 독해 능력과 창의력 및 종합적 사고력을 요구했으며 2008학년도 논술부터 바뀌는 통합교과형 논술에 대비했다고 청솔학원과 메가스터디는 분석했다.
오종운 청솔학원 평가연구소장은 "이번 정시논술은 고전제시형 언어 논술이 중심을 이루고 있지만 2008학년도 논술로 넘어가는 과도기적인 상황을 보였으며 이런 추세에 따라 2008학년도 대학별 논술은 통합교과형 논술고사가 대세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