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인도가 신흥 경제대국으로 부상함에 따라 영국 중등학교 는 내년부터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외에 중국어도 제2 외국어 과목으로 가르친다.
교육부는 5일 발표할 커리큘럼 개편안에서 11∼14세 중등학교 학생들이 필수과목으로 배우는 제2외국어를 유럽연합 언어에 한정하지 않고, 중국어, 파키스탄ㆍ인도 공용어인 우르두어와 벵골어, 아랍어 등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최근 중국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중국어를 교과 과목으로 채택하는 학교들이 잇따라 생기고, 자녀의 중국어 학습을 원하는 부모들이 증가함에 따라 현실적으로 프랑스어나 독일어보다 중국어가 더 유용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새 개편안은 2008년 9월 학기부터 공립학교 교육과정에 도입된다.
앨런 존슨 교육장관은 "세계 경제에서 중국어나 우르두어는 유럽연합 언어만큼 중요할 수 있다"며 "젊은이들은 언어 습득이 취업 기회를 확대해주고, 고용주의 마음을 끌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유럽연합 회원국들에게 영국이 유럽으로부터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는 인상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선데이 타임스 신문은 4일 지적했다.
교육부는 이미 2004년에 14∼16세 학생들의 교육과정에서 제2외국어를 필수로 배우지 않아도 된다고 함으로써 유럽언어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조치를 취한 바 있다. 그 이후 중등학교 졸업 자격시험인 GCSE에서 프랑스어를 택하는 학생의 수는 거의 3분의 1쯤 줄어들었고, 독일어를 택하는 학생 수도 9만명으로 줄었다.
교육부는 또 새 개편안에서 기후 변화, 노예무역, 대영제국, 홀로코스트 같은 최근 국제적인 이슈들도 교과 과목으로 포함시키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