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서울 강남권 고등학교에 진학할 신입생이 수천명 가량 부족해 다른 지역의 신입생 과잉 현상과 대조를 이루는 것으로 파악됐다.
14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달 9일 실시된 2007학년도 일반계 고교 배정에서 강남학교군(강남ㆍ서초구)은 모집인원(1만3천334명)보다 배정인원이 1천600명이나 모자라는 등 최근 수년간 강남권 고교들이 1천200∼2천500명의 신입생이 부족했다.
올해 고교 배정에서 강남학교군 외에 강서학교군(강서ㆍ양천구)과 동부학교군(동대문ㆍ중랑구), 성동학교군(성동ㆍ광진구)이 남녀 성별에 따라 학생 부족 현상을 보였지만 그 숫자는 수십명 정도에 그쳤다.
중부학교군(종로ㆍ용산ㆍ중구)도 3천여명이 부족했지만 이 지역은 도심에 위치한 탓에 학교 배정에서도 다른 학교에 앞서 선(先) 복수지원을 받는 곳이다.
강남 학교의 부족한 학생은 보통 인근 강동학교군(강동ㆍ송파구)과 동작학교군(동작ㆍ관악구) 학생을 이동 배정, 올해는 강동학교군 630명과 동작학교군 175명 등 총 805명을 이동 배정했다.
강남 고교들이 신입생 부족 현상을 보이는 것은 과거 개발 붐과 함께 대규모 학교들이 이 지역으로 옮기면서 일반계 고교가 26개(356학급)로 급증했지만 부동산 문제로 다른 지역 주민의 진입이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강남권 중학생들의 외국어고 및 과학고 진학과 조기유학이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은 것도 부분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강남학교군은 학생 1천600명 정도가 부족하지만 이웃 학교군에서 805명만을 이동 배정한 것도 조기유학을 떠났던 학생들이 학기 중간 귀국해 고등학교에 편입해 올 것을 대비해 여유를 두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과거 강남에 진입한 주민의 아이들이 대부분 자란 반면 어린 자녀를 둔 젊은 부부들은 강남 진입이 쉽지 않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학생 부족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