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에 의해 사실상 확정된 교원승진규정 개정안에 대한 반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중앙인사위원회와 법제처의 형식적인 심사를 거쳐 조만간 국무회의에서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 교원들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농업인 단체까지 가세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전례 없이 사태가 꼬이고 있다.
교총은 지난 한주 내내 기자회견, 항의집회, 서명운동 등을 통해 ‘교육황폐화 초래하는 근무평정 10년 연장’ 저지에 나섰다. 농업인 단체들도 함께 해 농어촌 두 번 죽이는 교원승진규정 개악 방안의 철회를 촉구했다.
개악의 핵심은 근무평정 기간을 현행 2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한 것이다. 근평 10년 연장안은 젊어서부터 승진에 과도하게 몰입하게 해 교원들 간 불필요한 갈등을 조장할 뿐만 아니라 소규모학교에 근무하게 되면 근평 점수 취득이 불리하게 돼 있어 농산어촌 학교들을 기피하게 만든다. 벌써 전입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무더기로 대도시로 나오려는 전보내신 신청이 쏟아지고 있을 정도다.
그 동안 노무현 정부는 고교 평준화 정책을 보완해야 한다는 소리가 커질 때마다 교육양극화 운운하며 교육격차 해소가 더 시급하다는 식으로 방패막이 하더니 이번에는 교원들이 농산어촌 학교를 떠나게 하는 모순 된 정책을 펴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다.
더욱이 교육부는 지난달 16일 농림부, 농업인 단체, 국회의원 보좌관 등이 교원승진규정 개정안에 대해 항의하자 교원단체들도 설득과 이해로 합의가 됐다는 식으로 말을 해 이들의 걱정과 불만을 누그러뜨렸다고 한다.
‘인사가 만사’라고 하듯이 교원승진규정 개정은 어떻게 보면 교육정책의 핵심일 수 있다. 교육부 입법예고안에 전례 없이 수백 개의 댓 글이 달리고 농어민 단체까지 항의 시위에 가세하는 것은, 개정된 승진규정안이 심각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지금이라도 교육부는 현장 교원들과 농어민들의 절규에 귀를 기울여 학교 규모에 따라 승진 불이익이 생기거나, 교원들이 농어촌 학교를 떠나는 일이 없도록 조처를 취하기를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