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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수능강화' 유ㆍ불리 반응 엇갈려

일반고 다소 불안, 외고는 대체로 환영
교육부 방침-대학 입장 달라 학생만 혼란

서울시내 주요 대학들이 2008학년도 대입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반영비율을 높이겠다고 발표한 뒤인 16일 서울시내 일반계 고교 3학년생들은 다소 불안해 하는 모습이었으나 큰 동요는 없었다.

수능이 강화되면 상대적으로 특목고의 학생들이 유리해 자신들에게 불리할 수 있다고 걱정하는 학생도 있었지만 낮은 내신 성적을 만회할 수 있는 길이 생겼다며 환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서울 용산고 3학년 성모(18)군은 "수능은 특목고생과 재수생에게 훨씬 유리하다"며 "더구나 서울대는 내신 위주로 가고 연ㆍ고대는 수능위주로 가면 결국은 내신, 수능 모두 잘 해야 한다는 말이 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대광고 3학년 박모(19)군도 "특목고 학생들과 경쟁이 더 치열해 진다는 면에서 이전보다 더 힘들어 질 것이다. 보통 내신을 공부하다가 3학년이 된 뒤 수능 위주로 공부했는데 보다 일찍 수능을 대비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말했다.

경복고 3학년의 한 담임교사도 "처음에는 내신 비중을 높인다고 하더니 다시 수능비중을 높인다는 계획이 나오자 학생들의 불만이 많다"며 "수능 비중을 높인다는 것은 졸업생과 특목고생에게 유리한 것이기 때문에 재학생들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원고 원모(49) 교사는 "일반고에도 내신과 수능이 모두 우수한 학생들이 많아 크게 불리할 것은 없다"며 "오히려 1-2학년때 내신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들에게 학습의욕을 높여 일종의 '패자부활전'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락고 3학년 이모(18.군)도 "내신이 안 좋은 학생들이 더 많은데 희망이 생긴 것 같다. 내신, 수능, 논술 세 가지 중에서 한 가지만 확실히 하면 되니까 부담이 줄었다"고 말했고 같은 학교 윤모(18)양도 "내신을 뒤집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수능 하나만 확실하게 하면 대학에 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서라벌고 3학년 오모(18)군도 "일반고가 특목고에 비해 수능을 더 잘 볼 수 있는 환경은 아니겠지만 무조건 외고에 뒤쳐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다양한 방법으로 입시길을 열어준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 면도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외국어고의 경우 수능 강화 방침을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였지만 실제 학생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화외고 김모(18)양은 "외고 학생들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할 것 같다"며 "학생들이 지원하기 원하는 상위권대에서 수능만으로 선발하는 전형이 늘어난 데 대해 반기고 있다"고 전했다.

대원외고 3학년 박모 담임교사는 "외고 학생들이 꼭 수능을 잘 본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이번 정책이 외고에 유리한 것은 아니다"라며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수능을 반영하더라도 논술이나 내신을 손놓을 수는 없어 크게 달라질 것이 없으므로 실제로 외고에 유리하게 작용할 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시나 특기자 전형으로 입학하는 학생이 많은 과학고의 경우 수능 강화 방침이 오히려 불리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과학고 박완규 교무부장은 "과학고 학생 대부분이 수시나 특기자 전형을 통해 대학에 입학하기 때문에 수능 점수의 영향력이 그리 크지 않다"며 "학생들이 개인적으로 수능준비를 해야 해 학교의 지원을 받아 수능을 준비하는 일반고 학생들보다 불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은 한결같이 교육부가 지난해 발표한 학생부 비중 강화 방안과 최근 주요대학의 실제 입시요강 내용이 큰 차이를 보여 결국 학생들만 피해를 본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경복고의 한 담임교사는 "처음에는 논술의 비중을 높인다고 하더니 거의 유야무야 됐고, 다음에는 내신을 높인다더니 결국은 수능이 중요해졌다"며 "진학지도를 하는 입장에서는 갈피를 잡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고교생 딸은 둔 학부모 원모씨는 "작년에는 교육부가 특목고에 보내면 입시에 불리할 것이라고 하더니 이제는 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어느 장단에 맞춰 입시를 준비해야 하는지 혼란스럽고 결국 학생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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