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학년도 대학입시에서 고려대와 한양대가 재수생에게 비교내신제를 적용할 방침이어서 '반수생'(대학 재학 중 입시 응시자)을 양산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고려대 관계자는 20일 "2008학년도 입시에 맞춰 수시는 논술 성적을 기준으로, 정시는 수능 성적을 기준으로 비교내신을 시행하는 안을 가지고 있다. 이달 중 열리는 교내 입시관리위원회에 이 같은 안을 상정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재수생에게 비교 내신을 도입하기로 한 것은 고3 학생들과 재수생들 사이에 내신성적 처리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양대 차경준 입학처장은 "수시 전형에서 논술 성적으로 기준으로 비교내신제를 적용할 계획이며 정시 적용 여부는 아직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경희대 정완용 입학관리처장은 "재수생에게도 수능을 기준으로 하는 비교내신제를 적용하는 쪽으로 기본 방향을 잡았다"고 밝혔다.
비교내신제는 학교생활기록부로 내신 성적을 산출하기 어려운 삼수생이나 특목고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수능 성적 등과 연동해 산출한 점수를 내신으로 활용하는 제도다.
서울 시내 7개 사립대 입학처장들은 지난 16일 제주도 한 호텔에서 모임을 갖고 비교내신제의 재수생 적용 방안을 논의했으나 통일된 방침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일부 대학의 방침에 비해 다른 대학들은 아직 조심스러워하는 입장이다.
한국외대 신형욱 입학처장은 "재수생에게도 비교내신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재수 유발 등의 부작용이 있을수 있기 때문에 수능 점수 뿐 아니라 과거 내신 점수도 일부 반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성균관대는 이에 대해 "내부 논의 중"이라고 밝혔으나 서강대와 이화여대 등은 재수생에게 비교내신을 적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재수생에 대한 대학들의 비교내신 적용 방침은 '반수생'을 증가시키고 자칫 학원들의 이익만 부풀릴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적지 않아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연세대 이재용 입학관리처장는 1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재수생에게 비교내신제를 적용하면 사설 학원들의 배만 불리는 사회적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사회적으로 '재수를 하라'는 식의 얘기가 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