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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자녀 운동시키면 세금감면"

청소년 4명중 1명 과체중…성인 비만율은 40% 넘어
건강 식단 차리는 ‘비만 바로잡기 4주년 계획’도 추진

호주는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의 뚱보나라이지만 2세들의 비만에 관해서만큼은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다.

호주 아동 비만의 심각성은 1995년부터 급속도로 심화되어 지난 2005년에 이미 만 2세 이상~10대 청소년 4명 중 1명이 비만 또는 과체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로 간다면 2020년에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3분의 1이 과체중 상태가 될 것이며 2025년에는 18세 미만 인구 절반이 비만화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아동 비만은 성인기 비만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비만에 관한 이른바 ‘초기 진압’에 실패할 경우 뚱보나라의 ‘세습’을 면할 길이 없다는 것이 우려의 핵심이다. 아동 비만 연령대가 정상체중을 회복하는 데는 50년 이상이 걸리는 점을 주지할 때, 뾰족한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머잖아 호주 사회 전체가 ‘비만의 구렁텅이’에 빠지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자녀들에게 운동을 시키는 부모는 세금 감면 혜택을 주도록 하는 정책이 입안될 것으로 보여 눈길을 끈다.

어린이들의 비만 방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먹는 음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 일차적이지만, 성장기인만큼 균형있게 먹고 운동을 통해 열량을 소모시키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기 때문에 자녀들에게 운동을 적극 권하는 부모를 정부가 돕기로 한 것은 매우 긍정적인 아이디어라는 평가이다.

자녀들의 스포츠 비용 명목으로 세금 혜택이 각 가정에 주어질 경우 매년 17세 미만 자녀 한 명당 250 호주달러에 해당하는 세금 감면효과를 보게 된다. 운동단체 가입이나 스포츠 지도를 받기 위해 지출한 비용은 세금 공제가 되며, 이렇게 환급받은 금액으로 부모들은 다시 자녀들의 스포츠 레슨이나 클럽 가입을 독려할 수 있게 된다.

언제부턴가 못 사는 집일 수록 아이들이 뚱뚱하다는 말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 이유는 예전처럼 방과 후 동네에서 무작정 친구들과 뛰어놀거나 기껏해야 자전거를 타는 것이 곧 운동이던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요즘은 운동도 돈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세상인 것이다.

일례로 농구나 축구 등 각 연령대의 어린이들에게 가장 보편화되어 있는 스포츠 활동도 연 150 달러 가량의 클럽 가입비가 있어야 하고, 거기다 유니폼 값은 물론이고 매회 다른 팀과 게임을 치룰 때마다 코트 사용료와 감독 초빙료, 장소 이동에 따른 교통비 등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타 지방으로 원정 경기를 할 때도 있기 때문에 그 때마다 비용이 추가되기 마련이다. 만약 하키나 조정등 비교적 고비용 종목을 선택하고 싶은 경우 장비 구입에 따른 비용이 만만치 않아 경제 사정상 포기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처럼 자녀들의 연간 스포츠 비용이 만만치 않은 현실에서 살기 빠듯한 처지로는 자식들에게 운동 하나도 변변하게 시키기 어려워 어린이들의 운동량 부족은 곧 어려운 가정 경제사정과 비례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호주 정부는 지난 2005년에 사설 클럽 위주로 짜여진 어린이들의 스포츠 활동을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는 방식을 도입, 빈부차별 없이 모든 어린이들이 공평하게 운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방과 후 프로그램이 갖는 제한적 요소로 인해 여전히 저소득층 위주와 맞벌이 가정의 탁아형태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차제에 자녀 당 스포츠 활동에 대한 세금 혜택이 주어진다면 아동 비만대책에 새 활력을 불어 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호주 정부는 지난 2005년부터 총 1억1600만 달러의 예산을 투입, 어린이 비만 바로잡기 4주년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Healthy, Active Australia(건강하고 활기찬 호주, HAA)’라는 슬로건 하에 고지방 고칼로리 위주의 식단을 야채와 과일, 단백질을 중심으로 한 건강 식단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노력을 쏟고 있는 것이다. 이미 40%대를 넘어선 호주 성인들의 높은 비만율은 고지방과 당도높은 고열량 위주의 식습관과 비만에 대한 평소 태도에 기인한다. 한 마디로 호주인들은 어지간해서는 자신의 과체중이나 뚱뚱한 것에 대한 자각이 별로 없으며, 체중관리에 대해서도 무심한 편이다.

전문가들은 비만으로 인해 자아에 대한 그릇된 인식이 형성될 경우 사회적으로까지 부정적 관계를 갖게 되어 평생 심각한 자신감 결여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뚱뚱한 아이들일수록 자기 자신을 혐오하고 학대하는 경향이 높다는 점에서 아동 비만이 성인의 그것보다 심각성이 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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