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고등학교로 수학여행을 간다고요?"
서울 숭의여고 2학년 학생들이 여주자영농업고등학교로 수학여행을 오기 시작한 것은 벌써 4년째다.
처음엔 '웬 농고로 수학여행을 가냐'며 내켜하지 않았지만 '예상외의' 재미에 매년 1개반만 오다가 올해는 2개반 70명이 함께 나섰다.
경기도 여주군 여주자영농업고등학교의 30만평 대지에는 논과 밭, 과수원, 목장을 비롯해 각종 체험장이 들어서 있다.
지난 2001년 아직 주5일근무제가 시작되지도 않았을 때지만 '주5일제가 되면 도시의 학생과 가족들은 농촌에서 즐길 수 있는 체험활동을 원할 것'이라고 예상한 당시 교장과 교직원들이 뜻을 모아 '그린피아'라는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가족단위의 방문객들이 많이 찾았으나 입소문이 나자 초.중.고등학교 학생들뿐 아니라 농업대학 학생들까지 단체로 체험활동에 나서 지난해 이곳을 찾은 인원은 1천100여명이 넘는다.
1인당 하루 3만원 정도의 비용이면 각종 체험활동부터 학교기숙사와 식당에서 숙식까지 해결할 수 있으며 당일∼2박3일간 체험프로그램도 계절에 따라 원하는대로 짤 수 있다.
농기계를 직접 몰아보거나 말 다루는 법을 배우고 직접 타보는 승마체험, 소시지나 요구르트, 쿠키 만들기 등 실내에서 이뤄지는 프로그램은 언제든 가능하고 농사 시기에 따라 오이, 고구마, 감자, 고추 등 농작물 재배도 한다.
요즘은 사과와 복숭아나무를 솎아주고 고구마를 심는 철이고 6월에는 감자를 캐 구워먹을 수도 있다.
그린피아 담당자 김성하 교사는 "도시민들에게 이런 농촌체험은 쉽게 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농사일과 농촌의 소중함을 배워가는 학생들을 볼 때 뿌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