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제야 이해찬씨의 퇴진을 요구하는 것입니까. 교원들의 사기가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이해찬씨가 나간다고 교육이 정상화되겠습니까. 문제는 이해찬씨가 나가든 말든 교단 황폐화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데 있습니다"
한국교총이 17일 열린 긴급 임시대의원회에서 이해찬씨의 퇴진을 공식으로 요구하고 나서자 本社에는 이같은 항의성(?) 격려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서울신양중의 한 교사는 "교총이 이제라도 이해찬씨의 퇴진을 요구한 것은 환영할만 하다"며 "지난해말부터 퇴진운동을 전개, 이를 성사시켰으면 지금 같은 탈 교단 러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특히 "지금 학교 분위기는 교육부가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믿지 않는다"고 말 했다.
이해찬씨의 퇴진요구를 접하고 가족끼리 소주파티를 벌였다는 서울의 한 중등교감은 "교육을 모르는 사람이 교육부장관을 한다는 것은 교원자격증도 없는 사람이 교사를 한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전교조가 이해찬씨를 감싸고 퇴진운동을 거부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경기 성남의 한 초등 여교사는 "이해찬씨가 장관을 맡은 이후 교단에 선다는 것 자체가 괴로웠다"며 "경륜 있고 능력 있는 선배들이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교단을 떠나고 남아 있는 교사들도 의욕을 상실한 것은 오직 이해찬씨의 밀어붙이기식 개혁의 결과"라고 밝혔다.
전남에서 전화를 걸어온 한 젊은 교사는 "왜 전교조는 이해찬씨의 퇴진요구에 동참하지 않느냐. 이해찬씨와 전교조의 관계를 밝혀달라"고 요구했으나 "그것은 전교조에 물어볼 문제이지 교총이나 본사에서 답변할 사항이 아니다"라는 답변만 들어야 했다.
서울의 한 장학관은 "이해찬씨가 교육을 망치는 것은 오히려 둘째 문제다. 지금 이해찬씨는 나라를 망치고 있다"며 "이해찬씨가 이 정권에 얼마만큼의 부담을 주고 있는 정부는 똑똑히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학관은 특히 "교육부에서는 교원들의 서명운동을 저지하기 위해 온갖 방해공 작을 획책할 것"이라며 "모든 교원들은 이에 굴하지 말고 서명에 참여하자" 고 호소했다.
교육장이라고만 밝힌 이는 "이제 교원들은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고 물러설 필요도 없다"며 "이해찬씨가 한 것이라고는 교원을 부도덕하고 무능력한 집단으로 매도한 것 말고 무엇이 있느냐"고 말했다.
퇴직교원들의 격려도 잇따랐다. 지난 2월 정년퇴직했다는 K씨는 "막상 교단을 떠났지만 교육부와 이해찬씨가 교육을 망치는 것을 보고 있으려니 잠도 오지 않을 때가 많다"며 "궐기대회라도 하면 늙은 몸이지만 앞장서고 싶다"고 말했다.
또다른 퇴직교원은 "어떻게 지키고 가꿔 온 교단인데 아무리 교육을 몰라도 이렇게 망가트릴 수 있느냐"며 "이해찬씨와 그의 주변에서 출세를 꿈꾸며 교육공황을 외면하는 관료들은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부 직원들의 전화도 심심찮게 걸려오고 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직원은 "서명에 동참하고 싶지만 그렇게 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고 또다른 직원은 "마음으로부터 응원을 보낸다"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