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일간지에서 ‘중학교 부등교(등교거부), 2.86%로 과거 최고’라는 기사를 보고 교사의 한 사람으로서 걱정스러운 마음이 일었다. 학생이 병결 이외의 다른 이유로써 무단결석의 형태를 취하면 학급 담임의 입장에서는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에서는 연간 30일 이상 학교에 나오지 않는 경우에 등교거부로 간주하고 있는데, 문부과학성은 1991년도부터 전국 초․중학교를 대상으로 등교거부 조사를 매년 실시해 오고 있다. 이 조사에 의하면 2006년도에 질병 및 경제적 이유 이외로 연간 30일 이상 결석한 등교거부 초․중학생은 전년도와 비교해서 약 4500명 증가한 12만 6764명이며, 특히 중학생은 전년도보다 약 3400명 증가하여 10만 2940명이나 되어 전체 학생의 2.86%로 과거 최고라고 한다.
초․중학생에게 등교거부를 하게 된 동기에 대해 질문한 결과, 구체적 이유로 가장 많은 것은 ‘이지메를 제외한 친구관계’가 15.6%, ‘부모와의 관계’가 9.3%, ‘학업 부진’이 7.9%, ‘이지메’가 3.2%로 나타났다.
60명 중에 1명 정도가 등교거부였던 10년 전과 비교하여, 한 학급에 한 명꼴로 등교거부 학생이 있을 정도로 그 수치가 증가한 배경에는 작년 전국적으로 끊이지 않았던 이지메 관련 자살 사건 이외에도 민간에서 운영하는 프리 스쿨 등의 새로운 장소가 생겨나고 있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이지메 당할 바에야 학교에 가지 않아도 좋다’라고 생각하는 보호자가 늘어났으며, 스쿨 카운셀러가 이지메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서 등교 거부를 권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결국 아이들이나 보호자의 의식이 ‘학교는 반드시 다녀야 하는 곳은 아니다’라는 식으로 점점 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등교거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해외 체험학습여행의 시도가 일본 각지에서 조금씩 성과를 올리고 있다. 현재 도야마국제대학 2학년에 재학 중인 후쿠야마씨는 중학교 1학년 시절, 친구를 사귀지 못해 외톨이로 지내다가 결국 학교에 가지 않게 되었고, 이후 고교 진학도 포기한 채 도야마YMCA의 프리스쿨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 당시는 ‘학교에 갈 수 없었다’라는 열등감 때문에 무엇을 하든지 자신감을 가질 수 없었지만, 프리스쿨의 친구의 권유로 해외 체험학습여행에 참가한 이후 자신에게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고 얘기하고 있다.
베트남 여행에서는 베트남 전쟁의 비참함을 전하는 박물관 견학과 고엽제로 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시설을 방문했으며, 캄보디아에서는 가난한 생활 속에서도 발랄한 모습을 잃지 않는 현지 아이들의 모습에서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여행에 참가하기 전에는 대학 진학의 문제도 막연히 생각만 하고 있었지만 귀국 후에는 중학교 시절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 냉정하게 되돌아보게 되었고, 마음의 문을 닫고 있었던 시절 자신의 심리 상태를 이해하기 위해서 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목표도 가지게 되었다는 것.
현재 일본에는 자치단체가 설치한 ‘교육지원센터’가 전국에 1164곳, 민간 운영의 프리스쿨이 500여 곳이나 된다. 등교거부 학생들의 교육을 위한 나름대로의 노력과 연구의 결과로서 그러한 새로운 장소들이 등장하고 있고, 실제적으로 등교거부 학생들의 케어에 공헌하는 바도 적지 않은 듯하다.
그러나 옛날이나 지금이나 학교는 가정과 지역과 함께 아이들의 성장을 돕는 가장 중요한 존재임에는 변함이 없다. 복잡해지는 가정환경, 인간관계의 희박화, 학교의 학생에 대한 이해부족 및 문제 대응 지연 등 등교거부의 원인을 다각도로 분석하여 학생들이 더 이상 학교를 포기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