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번호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으니 번호만큼이나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25년이란 세월이 흘러서인지 얼른 이름과 얼굴이 떠오르지 않았다. 선생님을 찾으려고 충북교육청 홈페이지 스승찾기를 통해 학교를 알아내고 학교에서 전화번호를 가르쳐 줬다고 설명했다.
어디서 무엇을 하느냐고 물으니 그림을 그리고 있다했다. 어린 시절 그림그리기에 소질이 있다고 내가 칭찬 해준 것이 동기부여가 되어 미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술대전에서 대상까지 수상하였다기에 너무 자랑스러워 축하한다고 또 한 번 격려를 해 주었다. 웹싸이트에서 제 이름을 치면 나온다고하여 인사를 나누고 전화를 끊었다.
집에 돌아와서 컴퓨터를 열고 제자이름을 치니 제26회 대한민국미술대전 봄 전시부문 대한민국미술대상을 수상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미협은 ‘대상수상작이 역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관통하는 보편 진리를 독창적이고 현대적인 기법으로 밀도 높게 형상화했다는 심사평을 받았다’고 밝혔다. 제자는 현재 고등학교 미술교사로 재직하고 있으며 대학원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라 했다.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특선 3회, 입선 2회의 수상경력을 갖고 있다는 기사가 이어졌다.
훌륭한 화가인 제자를 찾은 기쁨에 바로 전화를 걸었다. 아까는 은행에서 전화를 받아 잘몰랐는데 사진과 그림을 보고 감탄을 하였다고 했더니 진작 찾아뵙지 못하여 죄송하다는 겸손해 했다. 진작 알았더라면 시상식 때 축하를 해주었을 것을 아쉬운 마음이 흘렀다. 늦게라도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더욱 정진해 학위도 받고 대학 강단에서 한국 미술계의 거목이 되라고 당부했다.
이제 미술계에서 주목받는 반열에 올라선 제자가 한없이 자랑스럽고 나에게까지 기쁜 소식을 전해준 제자의 앞날에 더 영광이 있기를 기원한다. 선생이 된 보람을 맛 본 기분 좋은 오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