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국가 시책으로 박사학위 취득자 수를 대폭 늘렸으나 정식 일자리를 찾지 못한 실업자나 다름없는 박사가 늘어남에 따라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4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문부과학성은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젊은 연구인력의 저변 확대를 위해 '포스트닥터' 1만명 배출 목표를 제시했으나 2005년 말 현재 포스트닥터 수가 이 목표를 훨씬 초과한 1만5천456명에 달했다.
포스트닥터는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정식 취업을 못하고 대학이나 연구기관을 전전하며 수개월에서 수년간 시한부로 일하는 연구원으로, 수입이 안정되지 못하고 장래가 불안하다는 점에서 사실상 '백수'나 다름없다.
이 같은 미취업 포스트닥터가 늘고 있는 것은 문부과학성의 당초 예상과는 달리 대학 교수의 정원 감소에다 장기 불황에 따른 기업의 연구부문 구조조정 등으로 이들을 받아줄 자리가 줄어든데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분석했다.
이에 따라 각 대학이나 학회 등이 대학과 기업간 접점을 확대한다거나 인턴십 제도 등을 통해 사회인으로서의 실천력을 체득하도록 하는 등 포스트닥터의 사회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물리학회는 올 가을 '커리어 지원센터'를 설립했다. 연구원의 전문 분야와 취업을 희망하는 직종, 각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 등을 망라한 데이터 베이스를 내년까지 작성해 기업과 연구자가 서로 열람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기업과 연구원이 참가하는 포럼을 정기적으로 개최, 포스트닥터에게 자신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일본응용물리학회는 포스트닥터가 직업을 구하고 있음을 알리기 위해 흰색 연구 가운을 입은 연구원이 쌍안경을 들여다보고 있는 '커리어 익스플로러' 마크를 제정, 본인 희망에 따라 기업체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학회 등의 발표 자료에 표시하도록 했다.
일본게이단렌(經團連)이 지난해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박사학위 취득자에 대해 전문지식과 전문능력을 높게 평가했으나 커뮤니케이션이나 업무 능력면에서는 문제가 있다는 답변도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