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에 맞대응 할 행정 지침서 ‘조폭교장’ 펴내
학교가 이념혼란에 빠지는 일은 반드시 막아야“2년여에 걸친 소송이 지난달에야 끝이 났습니다.”
전교조 소속 A(37)교사가 학생들에게 ‘이순신은 전범’이라거나, 국기에 대한 경례를 거부하고 국기게양대를 훼손하는 등의 국가관과 역사관에 대해 편향된 교육을 실시한 사건으로 인해 올 11월까지 두 차례의 교육부 소청심사와 5차례의 행정소송 공판을 겪은 김장석 교장(61)은 승소는 했지만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저기 창문을 보세요. 축구공 자국이 아직도 선명하죠? 사건이 한창 진행될 때 교사들에게 선동당한 학생들이 교장실에 공을 발로 찬 흔적이에요. 어떻게 이런 일이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습니까. 학생들이 이념교육에 의해 희생당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3년 전 김 교장이 상동고에 부임한 이후 피켓시위 사건, 이념교육사건, 명예훼손 사건 등 전교조와의 분쟁이 계속 이어졌다. 그들은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김 교장을 압박했다.
“법위에 떼법이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대부분의 교장들은 노조 교사들의 요구를 들어줍니다. 그러다보면 더 이상 어찌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이 전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에게 교장이 뭘 그렇게까지 싸우냐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대로 학교가 황폐화되는 걸 두고 볼 수는 없었습니다. 누군가는 나서야지요.”
김 교장은 행정공무원을 지낸 경력과 소송을 통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폭교장’(에우북스)이라는 책도 발간했다. 교장들에게 노조에 맞대응 할 수 있는 행정 지침을 주기위해서다.
“교원노조법 6조에는 교장과는 교섭을 할 수 없다고 되어 있습니다. 노조 교사들이 대화하자며 교장을 들볶을 수 없다는 것이죠. 또 8조에 의해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할 수 없습니다. 이 두 가지 조항만 잘 알고 있어도 학교가 이념혼란에 빠지는 일은 막을 수 있습니다.”
왼쪽다리와 안면근육 마비를 겪기도 하는 등 힘든 시간이었지만, 그는 이 고통스런 기간을 통해서도 얻은 것은 있다고 말한다. 21명이었던 전교조 교사 중 11명이 노조를 탈퇴했고 그 중 8명은 전근을 가지 않은 상태에서 김 교장의 노력의 결과로 노조를 탈퇴했기 때문이다. 서로 신뢰관계를 구축한 것이다.
“저는 신규발령 교사에게 이렇게 당부합니다. 2년이 지난 후에 교직단체에 들라고 말입니다. 자신의 의지로, 학교사회를 좀 알게 된 후에 어느 단체에 들어도 들라는 것이지요.”
내년 8월이면 정년을 맞는 김 교장에게는 작은 소망이 하나 있다. 교원연수원이나 노동교육원에서 후배 교장들에게 ‘노조에 대처하는 법’을 강의하는 것이다.
“말은 않고 있지만 속앓이를 하고 있는 교장들이 많을 겁니다. 교직사회는 지금 혼란기입니다. 이런 혼란을 잘 이겨 내기 위해서는 교장은 CEO가 돼야 합니다. CEO 교장 만들기에 제 작은 힘을 보탤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