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쓰촨(四川)성 대지진으로 부모와 형제, 친구를 잃은 이재민 자녀들이 19일 지진 이후 처음으로 개교한 임시학교에서 지진의 상처를 극복하고 희망의 노래를 합창했다.
19일 오후 청두(成都)시 신두(新都)구의 경로원(敬老院)에 처음으로 마련된 이재민 자녀를 위한 임시학교인 아이신(愛心)학교 초등학교 B반 교실.
이 곳에서는 지진 피해로 온 마을이 폐허로 변한 원촨(汶川)현을 비롯해 두장옌(都江堰)시, 펑저우(彭州)시 등에서 온 34명의 이재민 자녀들이 노래 수업을 받고 있었다.
이들은 '숨겨진 날개(隱形的翅膀)'란 제목의 희망찬 노래를 담임 선생님과 자원봉사를 나온 대학생 언니 오빠들과 함께 목청을 높여 불렀다.
"외로움을 느낄 때나 상처를 받을 때면 언제나 내안에 숨겨진 날개가 있다는 것을 알아요/ 이 날개가 절망을 극복하게 해 줘요/이 날개가 나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죠/ 나는 겁나지 않아요/숨겨진 날개가 나에게 큰 꿈과 희망을 상상하게 해주기 때문이죠" 이들은 이번 지진으로 간신히 목숨을 건진 아이들로 부모를 잃고 졸지에 고아가 됐거나 친척, 친구들을 잃은 슬픔 속에서도 임시 학교에서 마련해 준 수업을 열심히 들으며 상처를 극복하고 있었다.
아이들의 눈은 아이들 특유의 천진함으로 슬픔보다는 미래에 대한 희망의 빛으로 초롱초롱 빛났고 노래를 부르는 입은 더 이상 외롭거나 힘들지 않다는 강한 의지를 담고 있었다.
새까맣게 타 한 눈에도 개구쟁이처럼 보이는 이 반 어린이 마신(馬欽.13)군은 진앙지인 원촨현 잉슈(映秀)진 잉슈 초등학교에서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지만 사랑하는 친구 30여명은 무너진 건물 더미속에 결국 나오지 못하고 저 세상으로 떠나고 말았다.
마군은 "지진이 났을 때 학교 전체가 폭삭 내려앉아 친구들 30여명은 결국 끝까지 나오지 못했다"면서도 "그렇지만 다시 수업을 받고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돼 지금은 슬프지 않고 기분이 좋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이곳에는 인근 초등학교 교사 20여명과 40여명의 자원봉사 대학생이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으며 초등학교 2반과 유치원 1반, 중고교 각 1반씩 총 5반에 160여명의 학생들이 나눠서 수업을 받고 있었다.
이 아이들은 전 국민이 단결해 지진을 극복하고 용기있게 일어설 수 있다는 중국인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인근 판장(繁江) 초등학교에서 온 이 반 담임교사인 인링리(尹靈莉.24.여) 선생님은 "우리 반 학생들은 모두 진앙지인 원촨과 두장옌, 펑저우 등 지진피해가 극심한 곳에서 온 친구들"이라면서 "이들은 부모와 친구를 잃은 슬픔을 극복하고 모두들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 아이들이지만 너무 대견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신두구 교육국 담당자인 류샨(劉珊.34.여)씨는 "이재민들 자녀들이 용기를 잃지 않고 공부를 시작할 수 있도록 임시학교를 개교했다"면서 "이 아이들이 상처를 극복할 수 있도록 가능한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