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에 와 또래 친구들과 어울려 학교생활을 하는 것이 재미있어요" 대전 배울초등학교(교장 나효희)에는 요즘 신 모(13)양 등 4명의 해외동포 학생들이 청강생 자격으로 수업에 참여하며 고국 학교생활을 직접 체험하고 있다.
이들은 방학을 맞아 부모님을 따라 국내에 온 재미동포 학생들. 4명 가운데 2명은 남매, 나머지 2명은 형제로, 서로는 4촌간이다.
모두 미국에서 태어나서 자라 미국 국적을 갖고 있고 한국 학교생활 경험이 없다.
이들은 현재 머물고 있는 국내 친척 거주지에서 가까운 이 학교에 청강을 신청, 학교측의 허락을 받아 고국 학교에서 생활을 해보는 좋은 기회를 갖게 됐다.
이들 학생은 지난달 초부터 배울초교의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이달 중순까지 또래 친구들과 어울려 학교생활을 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교포 학생들이 고국의 문화를 접할 수 있던 기회는 고궁이나 박물관, 민속촌 등 관광지를 방문하거나 각종 문화체험 프로그램 등에 참여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이들 학생은 배울초에서 자신의 나이에 맞는 학년 학생들과 모든 학교 생활을 함께 하며 친구도 사귀고 수업도 함께 듣는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들은 입학전 한글이 많이 부족한 학생들을 위한 간단한 적응 교육만 받았다.
학교측은 "이들 학생이 대부분 우리말에 서툴러 수업은 힘들어하는 편이지만 친구들과 어울려 재미있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양은 "미국 학교에서는 학습 준비물을 별도로 가져오지 않아도 되는데 여기서는 그렇지 않고 쉬는 시간도 너무 짧은 것 같다"며 두 나라 학교 생활의 차이점을 나름대로 소개하기도 했다.
이들 동포학생과 함께 생활하며 배울초 학생들도 비록 같은 동포지만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를 배우고 있다.
배울초등학교 관계자는 "최근 해외 동포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이들의 자녀는 고국을 알고 싶어도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적은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고국학교 체험을 통해 교포 학생들이 또 다른 친구를 사귀고 고국 문화를 이해해 민족적 동질성을 확인하는 좋은 기회가 되길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