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교과서에 등장하는 인물을 꼽으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철수’와 ‘영이’. 철수와 영이에게 형이 있었을까? 그들의 친구는 누구일까?
철수와 영이가 최초로 등장한 것은 1948년 10월 초등교과서로 나온 ‘바둑이와 철수’(초등국어 1-1)다. 하지만 그들의 선배는 ‘박정복’, ‘김지학’이다. 두 사람은 1896년 발행된 근대 국어교과서 ‘신정심상소학’에 등장한다. 신정심상소학은 로마자표기와 삽화가 최초로 등장하며, 두 학생을 통해 시대가 요구하는 인간상을 교육했다.
이후에는 ‘인수와 순이’(2차 교육과정기), ‘동수와 영이’(3차), ‘윤호와 영이’(4차) 등 철수와 영이의 친구 100여명이 등장한다.
이 같은 내용은 건국 60주년을 기념해 서울 종로구 정독도서관 부설 서울교육사료관에서 개최한 ‘철수와 영이 그리고 바둑이’ 국어교과서 특별전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별전에는 교과서 수집가 김운기 씨가 소장하고 있는 650여점의 국어교과서가 전시된다.
전시회에는 해방 이후 우리말 우리글을 찾기 위한 노력의 결과로 탄생한 ‘한글 첫 걸음’도 만날 수 있다. 학무국 산하 한국교육위원회가 만든 것으로 일제 잔재의 청산, 생활에 필요한 유용한 지식과 기능 습득에 중점을 두었다.
이 외에도 조선총독부가 1911년 제2외국어용으로 발행한 ‘보통학교 조선어독본’, 한국전쟁 중 미군의 원조를 받아 제작된 소형 교과서를 비롯해 1~7차 교육과정이 변하는 동안 편찬됐던 국어교과서를 만나볼 수 있다.
황동진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회는 건국 60주년을 맞이해 우리말과 글의 소중함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회는 2009년 2월 21일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