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실이 다음달 2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산하 23개 국책연구기관 통폐합과 관련된 공청회를 열어 그간의 구조조정 연구용역 결과를 밝히고, 관련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총리실은 이처럼 통폐합을 추진하면서 한편으론 신임 원장 공개모집을 동시에 진행해 해당기관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총리실은 지난 6월 기관장 일괄사표를 받은 후 재신임된 7개 기관을 제외한 나머지 기관장의 원장공모를 추진해 왔으며, 아직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등 3개 기관은 공모가 진행 중에 있다. 교육관련 기관의 경우만 봐도 진동섭 한국교육개발원장이 취임 한 달, 권대봉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지난 9일 취임하는 등 기관들은 새 원장을 맞은 지 한 달 남짓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기관이 통폐합 대상기관으로 확정된다면, 원장은 정리해고를 주도하는 ‘해결사’격밖엔 되지 않아 반발도 예상된다.
특히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경우 김영천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교수, 이광호 경기대 사회과학대학 교수, 이재연 숙명여대 생활과학대학장을 후보로 지난 5일 원장 선임절차를 밟을 예정이었으나 적격자가 없다는 이유로 현재 재공모에 들어간 상태다. 청소년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재공모라는 수순이 기관이 없어지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돌아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며 “그래도 원장 공모를 진행하는 것을 볼 때 통폐합 대상에서 제외될 수도 있지 않겠냐”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교육개발원의 한 연구위원은 “개발원과 평가원의 연구기능을 합치고 평가원은 수능 등 평가업무만 담당하게 된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며 “평가원의 연구업무가 합쳐진다면 개발원의 정책개발 연구에는 힘이 실릴 것”이라며 은근히 바라는 눈치를 나타냈다. 직능원 관계자는 “노동부와 교과부의 사이에 놓인 직능원은 애매하다”며 “공중분해가 되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불안감을 토로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국책연구기관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며 “정부부처 등 정부조직이 개편된 상황에서 국책연구기관의 조직이 개편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