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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서울 고교 현대사 특강 첫날부터 '파행'

전교조 특강 저지집회…강사와 실랑이
'박정희 공과' 놓고 강사-교사ㆍ학생 설전 벌이기도

보수성향의 인사들이 대거 강사로 포함되면서 우편향 논란을 일으켰던 '고교 현대사 특강'이 27일 서울 일선 고교 10곳에서 일제히 시작된 가운데 전교조 교사 등의 반대로 일부 파행이 빚어졌다.

이날 오전 서울 강동구 성덕여자상업고등학교에서는 '근현대사 특강' 강사로 나선 이동복 북한민주화포럼 대표를 전교조 회원 등 10여명이 학교 정문 앞에서부터 가로막으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전교조 회원들은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학교 정문 앞에서 '왜곡 강사 물러가라', '식민교육 웬말이냐'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열었고 50여분 뒤 이 대표가 강연을 위해 승용차를 타고 나타나자 차량을 둘러싼 채 강연 저지에 나섰다.

전교조 회원들은 "무슨 자격으로 애들에게 역사를 가르치겠다는 것이냐"고 이 대표의 학교 진입을 막았고, 이 대표는 이에 "강의를 듣고 얘기하라. 당신들의 요구에 내가 왜 응하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정문 앞에서 몸싸움을 비롯해 10여분간 계속 말다툼을 벌이다 이 대표는 경찰 협조를 받고서야 강연장에 들어섰다.

이 대표는 강연장에서 "상당히 소란스런 대접을 받았는데 지금 현실을 보여주는 서글픈 장면"이라고 전교조 회원들을 비판했으며 이 대표는 이날 '우리에게 통일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1시간 넘게 특강을 진행했다.

이 대표는 대북 지원과 관련해 "어떤 사람들은 북한에 도움을 주는 게 통일비용을 절감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이는 틀린 얘기"라며 "북한은 우리의 원조를 시장경쟁체제로 옮겨가는 데 쓰지 않으며 우리가 북한을 도와줄때는 반드시 북한에게 통일 비용을 절감하는 쪽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서울 도봉구 쌍문동 효문고등학교에서 열린 '근현대사 특강'에서는 교사들이 이날 강사로 나선 강위석 월간에머지 편집인 겸 발행인의 강연 내용을 문제삼으면서 설전이 벌어졌다.

'세계경제와 자유의 강물'이란 주제 강연에서 강 편집인이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독재는 했지만 경제발전 업적은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강연 끝머리에 교사들이 차례로 일어나 발언내용을 지적하며 강 편집인을 몰아세웠다.

이들 교사들은 강 편집인이 경제성과물만 보고 독재시기의 어둠을 외면한다고 비판했고 강 편집인은 "박 전 대통령이 독재를 한 것은 맞다. 개인적으로도 힘든 세월이었다"고 해명하며 교사들의 지적에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강연을 경청한 한 학생도 강 편집인에게 "(역사의) 과정이 아닌 결과만 본다. 어떻게 결과 자체만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냐"고 비판을 쏟아내 강 편집인을 난처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 학교 전교조 분회는 강연이 열린 본관 3층 시청각실 옆 벽면에 붙인 '학교의 자율성을 위해서'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통해 "강의가 교사와 학생의 의견과 무관하게 진행되는 것에 항의한다"며 시교육청의 고교 현대사 특강에 반대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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