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로 인해 기부금 및 정부 지원 예산이 줄어들자 미국 대학의 총장들이 연봉을 자진 삭감하고 하버드대가 직원들의 임금을 동결하는 등 예산 절감에 발벗고 나섰다고 11일 파이낸셜 타임스(FT)가 보도했다.
미주리주(州) 세인트루이스 소재 워싱턴대의 마크 라이튼 총장은 자신의 임금을 내년 1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5%씩 삭감하고, 다른 교직원들의 임금 인상분을 하향 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라이튼 총장은 이에 대해 올해 3.4분기 이후 학교에 유치된 기부금이 올초보다 25%나 감소했다며 "사람들에게 심각한 상황을 인식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워싱턴주립대의 엘슨 플로이드 총장도 내년 임금 삭감을 수용하기로 했으며, 코네티컷대 마이클 호건 총장은 최근 10만 달러 상당의 성과급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미국대학경영자협회(NACUBO)의 존 월더 회장은 총장들의 자진 임금삭감이 예산 절감 효과는 미미하더라도 "총장들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 제스처'"라고 분석했다.
총장뿐 아니라 일반 교직원들도 학교 운영난 극복을 위한 고통분담에 발벗고 나섰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대학인 하버드대는 교내 최대 학부인 예술과학부 소속 교직원 720명의 임금을 동결하고, 거의 모든 종신 교수들의 연구 계획을 연기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하버드대는 지난 주 기부금이 22%나 줄었다고 밝힌 바 있다.
브랜다이스대 이사회는 학교 예산이 감소해 2-3명의 정규직원을 해고해야할 상황에 처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교수진들에게 자진해서 임금을 1% 삭감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