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시교육감 선거의 후보였던 공정택 서울시교육감과 주경복 건국대 교수가 각각 법정에 섰다. '정치자금법 위반'과 '전교조 기부금'으로 첫 공판을 치른 이들은 “서울 교육감 선거가 처음 직선으로 시행되다 보니 잘 몰라서 업무처리가 미숙했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급하게 돈을 빌리다보니 절차를 밟지 못했고, 전례가 없어서 선관위에 확인해가면서 일을 했지만 결국 일이 이렇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공 교육감과 주 교수 측의 피고들은 “교육자로서 일의 잘잘못을 떠나 법정까지 오게 된 것이 부담스럽고 부끄럽다”는 말도 했다.
이번 재판의 핵심 중 하나는 ‘과연 교육감선거에도 정치자금법을 적용할 수 있는가’하는 것이다. 검찰은 법적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선관위는 교육감 선거에 정치인 경력이 있는 사람을 제한하고 있는 만큼 정치자금법 적용이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정치인이 교육감 선거에 나서지 못하도록 제한한 것은 교육을 정치로부터 보호하겠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는 조항이다. 따라서 검찰도 이 같은 법 취지를 재판과정에서 재고해봐야 할 것이다. 또한 이번 일을 계기로 교육감 선거의 본질적 개선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교육자치는 일반자치와 다른 개념으로 선거인단, 후보자에 대한 엄격한 적용이 필요하다는 교육계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앞으로 재판과정에서 나타날 선거의 문제점을 보완해 한 평생 교육에 매진해 온 교육자가 정치적 잣대로 부끄러움을 당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