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은 매년 12월이 되면 새 학기에 맡고 싶은 업무를 적어내는데 이때 지원자가 없어 애를 먹는 분야가 학생생활지도다. 학교폭력, 체벌, 성폭력 등 다뤄야 할 업무도 많은데다 학생과 학부모의 이해와 협조가 점차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교사들이 학교에서 학생생활지도업무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돕는 ‘학생사안처리 매뉴얼’을 3일 제작, 각 학교에 보급했다.
매뉴얼은 학생의 근태나 용의복장불량부터 절도, 체벌, 식중독사고, 학교폭력분쟁조정 등 20가지 사건, 사고에 대처하는 방법을 절차별로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도식화 해 보여주고 있다.
교육청은 “학교현장의 교원들이 고민해 만든 책인 만큼 실제 상황에 적용하면 교사들이 도움을 받을 것”이라며 “담당자 연수 등을 통해 매뉴얼의 활용방법을 알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매뉴얼에 담긴 주요 사안별 대처요령은 다음과 같다.
◇교육활동 중 안전사고=수업, 수련활동, 수학여행 등 학교 교육계획에 의해 교내외의 교육활동 중에 학생이 신체적 상해나 사고를 당했을 경우 교사는 지체 없이 보건교사와 119에 연락을 해야 하며 응급조치 내용, 사고현황, 이송·진료에 관한 기록들을 상세히 적어야 한다. 또 병원에는 교사가 동행해야 하며, 학교에 상황을 보고하고 보호자에게 학생을 넘겨야 한다. 교육활동 중 발생한 안전사고인 만큼 학교안정공제회 공제급여시스템을 통해 보상을 신청하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
◇학교폭력분쟁조정=학교폭력이 발생했을 때 ‘소송’의 대체적 분쟁해결 수단으로 학교폭력분쟁조정을 추진할 수 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담임교사나 생활지도교사가 임의로 합의를 유도해서는 안된다. 임의 합의 유도는 위법이다. 학생진술서 등 관련 서류의 열람은 본인 및 보호자에게만 허용해야 하지만 사법기관의 관련 서류 요청 시에는 공문에 의거 제공할 수 있다. 분쟁조정 합의 결과는 강제 이행능력이 없다는 점도 참고적으로 알아둘 필요가 있다.
◇사이버언어폭력=인터넷 상에서 특정인에게 욕설, 비방, 음담패설 등 모욕을 가하거나 사실 혹은 허위 사실을 적시해 개인의 명예를 떨어뜨리는 경우 사이버언어폭력에 해당한다. 사이버언어폭력은 학교폭력에 포함되며, 형법상으로는 모욕 및 명예훼손죄에 해당한다는 점을 주지해야 한다. 사건이 발생하면 교사는 사이버언어폭력 피해자의 집단따돌림 피해 여부를 조사해야 하며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하고 6하원칙에 의해 상세히 기록해둬야 한다. 사건 해결 과정에서 교사는 피해자의 명예회복에 초점을 맞춰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
◇재물손괴=물리력을 행사해 다른 사람의 재물을 부수거나, 숨기거나 기타 다른 방법으로 그 효용가치를 해하는 행위를 재물손괴라고 한다. 노트필기 내용을 알아보지 못하게 만들거나 필통이나 체육복에 오물을 묻히는 경우, 교과서를 감추는 경우, 학용품, 시계, 휴대폰을 부순 경우가 포함된다. 이 때 학교는 가해자와 신뢰관계가 있는 교사나 상담교사를 연계하는 것이 좋으며 피해학생에게 진심으로 사죄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