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전형의 공정성을 위해 일부 지역에서 시행되고 있는 중등학교 추첨방식이 영국에서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추첨 배정은 상대적으로 부유한 학부모들이 좋은 학교에 가까운 집을 사 교육기회 불균형을 초래하거나 이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일부 지역교육청에서 도입된 방식이다. 그러나 많은 수의 학생들이 자신이 선택한 제1지망 학교에 입학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불만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10~11세의 중등학교 진학자 56만 명이 신학기 시작을 앞두고 지원서를 제출했으나 명문 중학은 최고 20대 1의 살인적인 경쟁률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 당국자조차 이에 대한 개선을 주장하고 있는 시점에서 일간 더타임스는 최근 추첨배정방식으로 인해 쌍둥이 형제가 30km나 떨어진 학교에 각각 배정된 해프닝을 보도하는 등 추첨배정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은 갈수록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해프닝의 주인공은 허트포드셔(Hertfordshire)에 살고 있는 일란성 쌍둥이 아담(Adam)과 루크(Luke). 허트포드셔는 추첨제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25개 지역교육청 중 하나다. 학교 배정결과 루크는 1지망 학교로 집에서 10km 떨어진 Robert Hale 중학교에 배정됐지만, 아담은 반대방향으로 20km 떨어진 Verulam 중학교로 배정을 받게 됐다. 형제가 서로 30km나 떨어진 학교에 다니게 된 것이다. 아담의 경우 기차나 버스로 1시간을 가야하는 상황이다.
제약회사에 근무하는 엄마 앤 코널리(Ann connolly)는 “교육청에 두 아이들이 한 학교에 배정될 수 있는지를 문의했지만 무작위추첨이라 어찌될지 아무도 모른다는 답변만을 들려줬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대기자 명단에 올려놓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더타임스는 “아담과 루크의 사례는 얼마 전 초중등교육장관 에드 볼스가 언급한 문제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에드 볼스 장관은 최근 추첨을 통한 학교배정이 "독단적이고 불안정한 제도"라며 폐지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