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교육감 보궐선거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오자 예비 후보자마다 표밭갈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오는 29일 도민들이 처음으로 직접 선출하는 도교육감 선거 판도는 오는 14일부터 이틀동안 있을 후보자 등록 결과를 봐야 알겠지만 현재까지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김철 전 경북교육청 부교육감, 유진선 대경대 총장, 이영우 전 경북교육청 교육정책국장(가나다순).
일찌감치 예비 후보로 등록을 한 뒤 서로 "내가 경북교육을 이끌 적임자다"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첫 주민 직선이란 기대에도 정작 유권자들은 별 관심이 없어 '그들만의 선거'가 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교육감 선거와 같은 날 동시에 국회의원 재선거를 하는 경주지역 표심이 당락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마저 나온다.
◇ "적임자는 나요"..무관심 팽배 = 예비후보 3명은 저마다 부교육감, 교육국장, 대학총장 등을 역임 또는 재임하고 있다는 교육현장 경험과 전문성을 내세우며 일찌감치 경북교육감 선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들은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시ㆍ군 곳곳을 다니며 유권자를 상대로 지지를 호소하는 가 하면, 언론매체 토론회 등을 통해 치열한 공약 대결을 벌이며 서로가 '교육감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김철 후보는 "개천에서도 용이 나오도록 하겠다"면서 사교육비 제로, 영어 공교육 강화, 인성교육을 중심으로 한 '인재경북 3대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그는 "농산어촌이 많은 경북의 열악한 교육환경에서도 훌륭한 인재들을 많을 배출할 수 있도록 경북교육을 확 바꿔 놓겠다"고 주장했다.
유진선 후보는 "경북교육의 틀을 확 바꾸겠다"며 특목고 선택권 확대, 교원ㆍ교장 평가 실시, 학력향상과 사교육비 절감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특히 "공교육도 얼마든지 재미있고 즐거운 학교 환경을 만들 수 있다"며 "자율적으로 공부해도 능률이 오를 수 있는 교육환경과 정책을 집중 개발해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영우 후보는 "즐겁고 유쾌한 명품교육을 만들겠다"면서 '행복한 경북교육'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그는 "예의가 바른 인재, 경쟁력을 갖춘 실력 있는 인재를 육성하는데 중점을 두겠다"며 주요 공약으로 사이버 가정학습 확대, 모든 학교 영어 전용교실 설치 등을 발표했다.
이처럼 예비 후보마다 방송 토론회 등을 통해 공약을 밝히고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도록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행사장 등 곳곳을 찾아다니며 지지세 확보에 나서고 있으나 유권자들은 별 반응이 없다.
한 예비 후보측 관계자는 "후보가 '교육감 선거에 나왔다'며 명함을 돌리려고 해도 주민들이 그냥 지나가 버린다"며 "이런 분위기에서 유권자에게 교육 정책이나 공약을 알리려고 하니 정말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런 분위기는 무엇보다 도교육감 선거가 주민 직선임을 모르는데다 선거 자체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북도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홍보단을 가동하고 부재자 신고서 온라인 신청제를 도입하는 등 투표율 올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경주표심 잡아라" = 지금까지 직선으로 치른 교육감 선거 투표율은 서울 15.5%, 부산 15.3%, 충남 17.2%, 전북 21% 등을 기록했는데 평균 50%대에 이르는 국회의원 선거보다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이번 경북도교육감 보궐선거 전체 유권자는 210만7천여명으로 추정된다.
다른 시ㆍ도교육감 선거 투표율이 15∼21%대인 것을 감안하면 경북교육감 선거에서는 31만∼44만명이 투표한다는 것인데 실제로 당선에 필요한 득표 수는 이 보다 훨씬 적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같은 날 국회의원 재선거를 치르는 경주지역 유권자 표심이 도교육감 당락을 좌우할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경주는 유권자 수는 21만2천여명으로 도내 전체의 10%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2005년 영천 국회의원 보궐선거 투표율(59%), 도교육감ㆍ국회의원 동시 선거에 따른 상대적인 투표율 상승 등을 감안할 때 투표율이 50%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10만명 이상이 투표에 참가하는 것으로 경주가 도교육감 선거의 최대 표밭임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선거에 뛰어든 예비 후보 3명은 경주를 핵심 전략지역으로 꼽고 이 곳에 선거사무실을 내거나 지역 공약을 발표하는 등 집중 공략에 나섰다.
김철 후보는 "경주를 역사문화 협장 학습의 메카로 만들겠다"고 밝히고 1주일의 절반을 경주에 머물며 경주 김씨 종친회 등을 기반으로 알굴 알리기에 힘을 쏟고 있다.
또 유진선 후보는 "선거사무실을 경산에서 경주로 옮겼으며 앞으로 경주와 그 인근을 중심으로 표밭을 다지겠다"면서 "천년고도에 맞는 특성있는 관광고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일찌감치 도내에서 유권자가 가장 많은 포항에 선거사무실을 차린 이영우 후보는 본관인 경주이씨 종친회, 경주지역 제자 등 교육계 인맥을 바탕으로 경주표심 잡기에 매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