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국공립 초등학교 6년과 중학교 3년생을 대상으로 매년 실시되는 학력테스트가 성적 공개 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21일 전국적으로 치러진다.
문부과학성 주관으로 실시되는 전국 학력테스트는 지난 2007년 '유도리(여유있는) 교육 정책'으로 인한 학력 저하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40여년만에 부활된 뒤 이번이 3번째다.
지난 두차례 테스트에는 아이치(愛知)현 이누야마(犬山)시가 불참했으나 이번에는 모든 국공립교가 참가한 가운데 실시된다.
그러나 전국의 사립교들은 참가율이 2007년 62%에서 이번에는 48%로 절반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학력테스트에서는 국어와 산수(수학) 2과목을 각각 '기초지식'과 '지식활용'으로 나눠 기초수준의 실력을 측정하며, 이와 더불어 학생들의 생활습관과 학습환경 등을 파악하기 위한 설문조사도 곁들여 실시된다.
시험 결과에 대해서는 각 지역과 학교간의 서열화를 막고 과열경쟁을 예방하기 위해 전체적인 학력 경향을 보여주는 결과와 전국 47개 광역지자체인 도도부현(都道府縣)별 성적만을 공표하도록 하고 있다.
학생 개개인의 성적을 포함한 개인 정보도 외부로 누출되지 않도록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두차례의 테스트에서 하위를 면치 못한 지자체에서는 성적 향상을 위해 어느 정도의 경쟁심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문부과학성의 제한적 공개 방침을 어기고 산하 기초단체별로 성적을 공개토록 해 파문을 낳았었다.
대표적으로 오사카(大阪)부에서는 지난해 전국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자 곧바로 '교육 비상사태'를 선언한 뒤 관내 시정촌(市町村) 교육위에 성적을 공개토록 하는 한편으로 충실한 교육 방안과 자질부족 교원의 퇴출 등의 조치도 취했다.
반면 2년 연속 전국 최고의 성적을 낸 아키타(秋田)현에는 다른 지방에서 교육 방법 등을 벤치마킹하기 위한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꼴찌를 기록했던 오키나와(沖繩)현에서는 아키타와 교원 인사교류까지 실시하고 있다.
학력테스트가 부활된 뒤 전국의 각 지자체에서는 전국적으로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에(三重)현의 쓰(津)시 교육위는 전국 학력테스트의 문제를 참고로 교원용 예상문제 자료집까지 발간해 관내 81개 초ㆍ중학교에 배포했다. 점수를 끌어올리기 위해 자체적으로 예상문제집을 만들어 교육에 활용토록 하고 있는 것이다.
교원노조 등의 반발 속에 부활된 일본의 학력테스트에 대해서는 그동안의 유도리 교육으로 인해 저하된 학력을 향상시킬 필요성을 전국적으로 공감토록 했다는 점에서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에서는 현재 학습지도요령 개정을 통해 초등교 산수와 중학교 영어를 매주 1시간 정도 수업시간을 늘리는 등 30년만에 총 수업시간을 확대하고, 부실교원 퇴출을 위해 교원면허 갱신제도 도입하는 등 유도리 교육을 시정해 공교육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교육정책을 바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