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사정관제에 대한 국내 대학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미국, 일본 등 해외 입학사정관들을 초청해 경험담을 들었다.
세미나는 일찍부터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해 실시해온 외국 대학의 운영 사례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국내 대학 총장, 입학처장, 입학사정관 등 250여명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전미입학사정관협의회 회원인 더글러스 톰슨 박사는 '인재 선발과 육성'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40여년 간 미국 해밀턴대 등에서 입학사정관으로 근무한 경험과 노하우를 공개했다.
그는 "가을 한 시즌 세계 250개 학교를 방문, 학생들을 발굴하고 있다"며 "특히 미국 2만5천여개 고교 중 1천500개교에 대해서는 완벽히 알고 있다. 자료만 보면 학생이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공부했는지 한 눈에 알 수 있을 정도"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도 학생을 판단하는 기준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학력으로, 입학사정관제가 결코 성적을 무시하는 전형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고교 성적이 어떤지, 어떤 과정을 들었는지가 매우 중요한 판단 요소"라면서 "어떤 학생인지를 평가하려면 교사의 추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톰슨 박사는 입학사정관들의 윤리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미국은 전미입학사정관협의회가 입학사정관의 윤리기준에 대한 공동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한국도 그런 협회를 만들어 대학들이 시스템을 악용하는 것을 방지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일본 규슈대 입학사정관으로 활동한 바 있는 하야시 아쓰히로 교수는 일본 입학사정관제인 AO(admission office) 입시를 소개하며 "입시는 그 나라의 문화와 매우 밀접하므로 한국의 사정에 맞춰 입학사정관제를 개량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야시 교수는 "일본은 센터시험(일본의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보지 않고 선발하는 입학사정관 전형이 있는데 이 때문에 실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이 많이 입학하는 결과가 초래됐다"며 "한국은 입학사정관제를 실시하더라도 모든 학생이 수능을 보게 해 1차 평가자료로 활용하면 좋을 것"이라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