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시행된 이탈리아 공교육 개혁 이후 수업 능력 평가에서 낙제생들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정부가 들어서면서 추진해온 공교육 개혁으로 말미암아 학생 수업 능력 평가가 엄격해지고 품행평가 점수제가 도입됨에 따라 기준 점수를 얻지 못한 학생들이 지난해에 비해 1.6%가 늘어난 37만2천 명에 달했다고 일 메사제로를 비롯한 이탈리아 주요 언론들이 18일 일제히 보도했다.
이런 수치는 고교 1학년에서 4학년 총 학생 수의 15.4% 달하는 규모로, 여기에 5학년 졸업시험 탈락자 2만8천 명까지 합칠 경우 40여만 명의 고교생들이 학교를 1년 더 다녀야 할 형편이다.
이탈리아 학교의 수업능력 평가는 1년 동안 교사가 구두시험, 과제, 필기시험을 볼 때마다 10점 만점제로 평가한 뒤 최종적으로 평균을 내 점수가 6점을 넘지 못하면 낙제 대상이 된다.
필기시험보다는 구두시험을 통해 주로 평가하기 때문에 사전에 준비해야 하는 부담이 크다.
또 작년부터 품행평가 점수제가 도입돼 학교에서 학생들의 수업 태도나 학생 활동 등에 대해 평가를 해 1,2학기 평균이 10점 만점에서 6점을 넘지 못하면 유급 대상이 된다.
중, 고등학교 졸업 시험은 전 과목에 대해서 필기시험을 1주일에 걸쳐 실시한 뒤 전 과목 교사들이 입회한 가운데 한 명씩 들어가 구두시험을 치르게 되는데 이 두 시험에서 모두 합격하지 못하면 1년 후 재시험을 치러야 졸업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이탈리아 교육부는 학생들 간 경쟁을 유도하고 우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포상 제도도 강화했다.
이 같은 교육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해온 마리아 스텔라 젤미니 교육부장관은 "이제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으면 중, 고등학교 졸업을 보장할 수 없게 됐다"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작년부터 시행된 교육 개혁으로 말미암아 교육부 예산이 크게 줄었지만 40여만 명에 달하는 낙제생들이 학교를 1년 더 다니면 학생 1명당 7천600유로(1천300만 원), 총 30억 유로(5조2천500억 원)가 추가 지출돼야 하기 때문에 정부 재정 부담은 더욱 늘어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