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화를 위한 대입전형제도가 마련되기 위해서는 국가주도의 대학 입학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7일 이군현의원이 주최한 ‘학교교육을 살리는 대입전형제도 개선방안’ 긴급교육정책토론회에서 이종섭 서울대 자연과학대학장(전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학장은 “평등교육주의가 실력저하와 교실붕괴를 유도하고, 내신이나 수능을 위한 단순 암기위주 학습이 창의적 인재육성을 가로막고 있다”며 “지나치게 세분화된 과목을 축소하고 수월성에 근거한 수준별 교육 체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학장은 “대학의 자율권을 보장하기 위해 3불정책을 폐지하고 학생기록부에 등급, 원점수, 표준점수, 석차 등과 같은 내신과 관련한 모든 정보를 제공해 대학의 선택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기적으로 문, 이과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밝힌 이 학장은 “수능을 수능I과 수능Ⅱ로 나눠 기본적인 수학능력은 수능I에서, 개별교과에 대한 지식은 수능Ⅱ를 통해 측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토론자들은 발표에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입장을 취하면서도 대학자율화, 특히 3불폐지와 관련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김규환 대교협 대학전형지원실장은 “국가주도의 입학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은 공교육 정상화의 핵심방안 중 하나”라며 “정부가 대입전형을 주도함에 따라 대학은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할 기회를 제한 당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병기 영등포여고 교사는 “국내 대학은 3불정책을 폐지할 만큼 자정능력이 있다고 판단할 수 없어 3불정책은 당분간 지속돼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밖에도 백순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공교육을 제대로 살리기만 하면 사교육은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라며 “GDP대비 5%수준인 교육재정규모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주호 교과부차관은 축사를 통해 “입학사정관제가 정착이 되면 3불폐지 논란은 불필요하게 될 것”이라며 “공교육을 살리려면 대입제도가 바로서야 하는데 입학사정관제는 공교육에서 굉장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이군현의원은 “자꾸 생선을 뒤척이면 형체를 알 수 없듯 본질이 훼손된다”며 “교육정책도 너무 간섭하고 바꾸면 안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