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교육감 소속 및 교육청 일반 공무원의 촌지수수나 입찰 비리 등을 신고하면 보상금을 주기로 했던 조례안 추진을 자진 철회했다. 이는 서울교총, 교장회 등 교원단체의 요청과 90%이상의 현장교원의 반대 여론이 감안된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10일 “동 조례안에 대한 일부언론의 우려와 초·중·고 교장회 및 서울교총의 조례 제정 철회요청에 따라 다양한 여론을 검토한 결과, 철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교육청관계자는 “입법 취지에 대한 사회적 공감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청렴한 교육공무원 및 교육청 소속 공무원의 사기 저하, 교원 이미지 실추, 무차별적 신고로 인한 인권·교권의 침해 우려를 우선 고려했다”고 말했다.
3일 입법 예고됐던 조례안에 따르면 촌지수수, 급식 및 입찰 비리 등 소속 공무원과 교육청 파견 근무자의 부조리 행위를 신고하는 공무원이나 일반 시민에게 최고 3천 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에 서울교총(회장 서철원 대치초 교장)은 즉각 반대 성명을 내고 “서울시교육청이 추진하는 조례안은 일선교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해 교원의 사기를 꺽는 제도”라며 “입법예고안이 통과된다면 교사와 학생, 학부모의 신뢰가 무너져 학교가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원희 한국교총 회장도 조선일보, KBS, SBS, 불교방송 등 각종 언론인터뷰를 통해 ‘촌지신고보상금제’의 폐해에 대해 지적해왔으며, 초․중․고교장단도 9일 같은 내용의 의견을 건의서로 채택했다.
교총이 6~8일 현장교원 58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92.6%가 제도의 악용을 우려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조례 추진 철회에 대해 서울교총은 10일 성명을 내고 “서울시교육청의 결정을 환영 한다”며 “교직사회가 더욱 깨끗해지고, 전문직인 교원 스스로 자존심과 명예를 지킬 수 있도록 자정노력을 강력하게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교총은 2005년 교직윤리헌장을 선포하고 “학생이나 학부모로부터 사적 이익을 취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매년 관련법령을 홍보 활동을 전개하는 등 강력한 부패방지활동을 펼쳐 왔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지난 4월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한 ‘학교촌지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에서는 촌지수수관행이 2~3년 전에 비해 많이 줄었다는 학부모의 답변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