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에 대한 불신 등으로 인해 학생들을 자율형 공립학교인 차터스쿨이나 사립학교 등에 빼앗긴 미국의 공립학교들이 신뢰회복과 학생모집을 위해 마케팅업체를 고용해 광고를 하는 등 반격에 나서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 도심지역 학군의 공립학교들이 학생 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으면서 TV와 라디오 광고를 하거나 전단지 배포, 광고우편 발송 등을 통해 광고전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DC는 1970년 15만명에 달했던 공립학교 학생수가 지난해 5만명 이하로 떨어지자 라디오 광고와 버스 광고에 10만달러를 지출했다.
지난 10년간 학생수가 25%나 감소한 피츠버그에서는 시 당국이 자격요건을 갖춘 졸업생들에게 대학 장학금 전액을 지원한다는 광고가 거리에 붙었다.
샌 안토니오의 독립학군에서는 10년간 학생 수가 약 25% 줄어들자 교육위원회가 최근 18만달러를 투자해 마케팅업체와 계약을 맺었다. 마케팅 계획에는 라디오 광고와 트위터 메시지, 온라인 배너 광고, 유튜브 광고비디오 제작 등이 포함돼 있다.
이 지역 교육위원회의 제임스 하워드 위원장은 "대부분의 공립학교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런 이미지가 변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공립학교들이 마케팅에 쏟아붓는 비용은 수 천달러에서 많게는 100만달러를 넘기도 하는 등 지역과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요즘처럼 경기침체로 예산절감에 나서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의 투자가 아닐 수 없다.
이처럼 공립학교들이 학생 모집 광고에 나서는 것은 그동안 공교육에 대한 불신과 이미지 악화 등으로 학생들이 사립학교 등으로 옮기는 추세가 가속화하면서 학생수가 급격히 줄고 있기 때문.
공립학교들은 지자체의 재정보조금이 학생 수에 비례하기 때문에 학생 수가 감소하는 것은 곧 재정상의 타격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립학교는 새로운 학생이 전입올 때마다 1명당 5천∼8천달러의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특히 최근 같은 극심한 경기침체기에는 원래 학생 수가 적은 소규모 학교의 경우 아예 학교가 문을 닫을 수도 있는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세인트 루이스 교육위원회의 패트릭 월러스 대변인은 "우리는 1년에 1천500∼2천명의 학생을 잃고 있다"면서 "이 아이들이 되돌아온다면 그것은 상당한 규모의 돈을 의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