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저소득 계층 자녀들의 대학입학 기회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은 15일 영국의 교육예산 배분을 총괄하는 고등교육재정위원회(HEFCE)가 대학의 입학 패턴을 조사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이달 중 공식 발표될 HEFCE 보고서에 따르면 극빈가정 자녀의 대학 입학률이 1996년 13.5%에서 최근 18.5%까지 상승했다.
이 같은 변화는 저소득 계층에 매주 제공되는 30파운드(약 5만7천원)의 교육 지원금의 성과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저소득 가정 자녀들이 교육 지원금을 통해 대학입학자격시험(A레벨)에 도전할 기회를 얻고 있다는 주장이다.
영국 정부는 이 수치를 바탕으로 평등한 교육기회 부여를 위한 수백만 파운드의 예산이 헛되이 쓰이지 않았음을 적극 홍보할 태세다.
집권 후 사회적 불평등이 더욱 심각해졌다는 공격을 받고 있는 노동당으로서는 호재가 아닐 수 없다.
영국 교장협의회(HMC)는 지난주 영국의 주요 대학들이 수학, 과학, 어학 등 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전공 분야에 사립학교 출신을 점점 더 많이 뽑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 보고서는 2년 전 수치로 얻은 결과지만 노동당의 교육정책을 비판할 근거로는 충분했다.
아울러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 등 영국의 유수 대학들이 공립학교의 가난한 학생들에게 공정한 입학 기회를 주지 않고 부유층이 몰리는 사립학교 출신을 선호한다는 비난을 받아왔기 때문에 이번 HEFCE 보고서 내용은 '의외'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일단 영국 정부와 교육계는 고무적인 분위기다.
HEFCE의 마크 코버 선임연구원은 "극빈층 학생들이 특히 2000년대 중반부터 고등교육 과정에 진학하는 비율이 급증하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반겼다.
또 앤드루 그랜트 HMC 회장은 대학 진학률이 낮은 학교의 졸업생들이 "도움"을 받고 있다면서 더럼대학이 중등학력고사(GCSE)에서 평균 이하의 점수를 내는 학교 출신자들에 가산점을 주는 입시정책을 사례로 꼽았다.
그러나 영국의 교육 자선단체인 '서튼트러스트(Sutton Trust)'는 저소득 계층의 자녀들이 주요 대학에 더 많이 입학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의 제임스 터너 정책위원장은 이번 보고서 내용이 "고무적"이라면서도 "가난한 지역의 학생 25명 중 1명 미만이 일류 대학에 진학하고 있고, 이런 상황은 2002/03년 이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