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연구회(회장 최병헌·서울대 국사학과 교수) 등 국내 15개 역사 관련 단체는 19일 서울시립박물관에서 일본 역사교과서의 개악을 우려하며 공동성명서를 발표하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오전에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공동성명서에서 이들 단체는 "검정을 신청한 일본 역사교과서가 침략을 진출로 변경하고, 종군위안부를 삭제했으며, 더욱이 `새 역사교과서'는 일제의 침략과 지배를 오히려 합법적이고 발전적이었다고 왜곡하고 있다"며 "이는 침략을 경험한 한국과 이웃 나라를 무시하고 모독하는 행위로서 시정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아시아·태평양전쟁을 일본이 서양 백색인의 지배로부터 아시아 유색인을 해방시키기 위해 벌인 전쟁으로 묘사한 `새 역사교과서'는 침략전쟁을 극도로 미화하고 인종대립을 부추기는 표현으로서 국제화·개방화 시대에 역행하는 범죄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번 역사교과서 문제가 몇몇 자구를 수정하거나 사실을 첨삭하는 수준에서 해결돼서는 안 된다"며 "자기민족 중심주의에서 탈피해 인류의 화해와 공존을 지향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오후에 열린 공동심포지엄에서 정재정 서울시립대 교수는 `새 역사교과서'가 전략적으로 수정한 한국관련 내용을 예로 들면서 "손바닥으로 태양을 가리는 격"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병합과 관련해 수정교과서는 `한국내의 반대를 무력으로 억압하고…' `병합 후에도 독립회복의 운동이 꿋꿋이 행해졌다'는 자구를 첨가하면서 여전히 `영국, 미국, 러시아는 일본의 한국병합이 동아시아를 안정시키는 것이어서 이의를 주장하지 않았다'는 병합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 `대동아회의와 아시아 제국' 부분에서도 여전히 `일본군의 남방진출은 오랜 동안 유럽의 식민지였던 아시아 제국이 독립하는 하나의 계기가 됐다'고 서술하고 있으며 `남경사건'에 대한 수정판에서도 `다수의 중국인 민중을 살해했지만 이 사건에 대한 자료상의 의문점도 많고 그 실태에 대해서도 이견과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건축소 기도가 남아 있는 상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이들 15개 단체는 "일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지 않기 위해 일본 정부는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역사 왜곡을 저지하기 위한 한일 공동연구와 자료교환 등의 연대활동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동참한 단체는 동양사학회, 서양사학회, 역사교육연구회, 역사학회, 진단학회, 한국고대사학회, 한국근현대사학회,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한국민족운동사학회, 한국사상사학회, 한국사연구회, 한국사학사학회, 한국사학회, 한국역사연구회, 한일관계사학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