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동포사회가 한글학교 건물 구입을 목표로 모금을 하고 있는 가운데 동포기업인 이경태(52·리녹스그룹 사장) 씨가 10억원(85만 달러)을 쾌척키로 해 한글학교의 셋방살이를 청산하려는 동포사회의 소망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 사장은 약정한 85만 달러 가운데 이미 25만 8천 달러를 모금 구좌에 입금했으며 나머지도 곧 내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이 사장은 23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회견에서 "멕시코에 온 지 22년 만에 연매출 6천만 달러의 기업을 일궜다"면서 "한글학교 구입이라는 보람있는 일에 참여할 수 있게 돼 자랑스럽다. 동포자녀들이 우수인재로 성장하면 그 혜택이 우리 동포 기업들에 돌아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멕시코 주재 한국대사관(대사 조환복)과 멕시코한인회(회장 서완수)가 중심이 되어 추진하고 있는 한글학교 건물 구입을 위한 모금은 이날 현재 140만 달러를 모금, '떠돌이 학교' 시대를 마감하고 버젓한 학교 건물을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사장은 "사업을 하면서 채용한 동포자녀들이 겉모습은 한국인이나 정체성을 잃는 경우를 자주 보아왔는데 한글교육만큼 정체성을 갖게하는데 중요한 것은 없다"면서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우리 회사도 창사 이래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으나 '완전한 기회'를 기다리면서 이런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는 생각에서 무리가 되지만 모금에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동포자녀들이 좋은 환경에서 마음 놓고 민족의 얼이라 할 수 있는 한글을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힘든 이민생활 때문에 고국을 제대로 가르칠 수 없었던 시대를 마감하고 일본, 미국 등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자녀들이 가고 싶어하고 부모들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학교가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한인커뮤니티도 고국의 발전상과 국격에 맞게 10년, 20년 앞을 내다보고 현재의 소나로사보다 더 나은 지역에서 새롭게 형성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이 사장은 맨손으로 출발해 20여년 만에 연매출 6천만 달러에 이르는 멕시코판 '성공신화'를 이룬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1988년 멕시코 땅을 밟은 후 처음엔 6~7시간 차를 타고 시골장터를 찾아다니며 좌판장사를 했는 데 그때 많은 것을 배웠다"고 회고하고 "밑바닥 경험을 바탕으로 10여년 전부터 유명 라이선스 상품 수입과 유통사업을 시작해 20여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데 모자, 가방, 핸드백, 지갑, 공 등 잡화류와 스포츠 용품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 모자 부문에서는 멕시코 판매 1위라고 한다.
리녹스그룹은 멕시코뿐만 아니라 미국, 한국에서도 사업을 하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별도법인이 있고 한국에서는 최근에 전 세계 유명브랜드 모자들을 한자리에서 판매하는 '햇츠온(Hats-On)'이라는 매장을 론칭했다. 명동, 홍대매장에 이어 코엑스매장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으며 골프웨어 사업도 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 사장은 성공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내가 다루는 브랜드는 성공한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유대인들도 제휴를 희망하거나 자문을 구하고 있다"면서 "이 분야에서는 우선 감각적 안목이 중요해 디자이너들을 지속적으로 교육시켜야 한다. 우리 회사는 디자이어 양성 부분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자랑했다.
그는 이어 "멕시코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상품을 중저가에 공급한 것이 적중했다. 우리 제품은 나이키 등 유명브랜드에 비교해 품질에 뒤지지 않으면서 가격은 절반"이라고 소개하고 "나의 성공 사례를 보고 이 분야에 뛰어든 교포사업가들도 있어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