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공부하는 것 힘들지 않니?", "아니요. 재밌어요. 공부 재밌어요."
충북 청원군의 오송생명과학단지 내에 자리 잡고 있는 만수초등학교의 최종희(59) 교감은 요즈음 학습에 흥미를 잃었던 부진학생들이 공부에 재미를 붙인 모습을 볼 때면 흐뭇해진다.
이 학교는 2008년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때 6학년생 30여명 중 5명이 학습부진 학생으로 드러나면서 '학력 향상 중점학교'로 지정되기도 했으나 지난해 실시된 평가에서 '학습부진아 제로(0)'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교육과학기술부가 지정한 전국 12개 '학력 향상 우수학교'에도 포함됐다.
만수초등학교가 '학습부진아 제로'를 달성한 주요 배경으로는 학부모들의 관심을 끌어내기 위한 '학교-가정 연계 프로그램'이 꼽힌다.
이 학교는 지난해 4∼6학년 학생 개개인의 성격과 정서적 특성, 행동적 특성을 파악하기 위한 '표준화 검사'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나의 학습습관 바로 알기' 설문을 실시해 학생들의 가정 내 학습 습관을 파악, 중점지도에 나섰다.
학교 측이 나름 선정한 학력 부진 학생 9명을 대상으로 방과 후 시간을 활용한 '실력쑥쑥 공부방'을 운영하고 결과물을 매주 1회 학부모들에게 발송하며 관심을 끌어냈다고 한다.
학생들이 잃었던 공부 흥미를 되찾은 데는 교사들의 역할이 지대했다.
학생들과 축구를 하고, 술래잡기도 하고, 영화도 함께 보며 친구처럼, 형제처럼, 모자처럼 생활한 것.
지난해 신규 부임한 오지윤(25), 정지숙(25) 교사는 학교 인근에 있는 자신들의 집으로 학력부진 학생들을 불러 간식을 만들어 주고, 저녁도 함께 먹으며 지도하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인턴교사 6명도 학력부진 학생들과 1대 2 방식으로 결연한 뒤 담임교사의 방과 후 지도를 지원하는 등 학력부진 학생들을 개별적으로 지도했다고 최종희 교감은 설명했다.
최 교감은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교사들이 학생들을 친구처럼, 형제처럼 대하며 사랑을 담아 지도했다"면서 "아이들이 공부에 흥미를 붙인 모습을 보면서 '학습부진아 제로'를 자신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