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각 주(州)마다 천차만별인 학력기준을 전국적으로 표준화한 공통 학력기준안이 마련돼 곧 시행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각 주지사와 주 교육청장으로 이뤄진 패널은 유치원에서부터 고등학교까지 전국 공립학교 학생들이 수학과 영어, 과학, 역사, 과학 등의 과목에서 학년별로 반드시 습득해야 하는 학력 수준을 책정한 공통 학력기준안을 공개했다고 뉴욕타임스와 ABC방송 등 미 언론들이 10일 보도했다.
2002년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낙제학생방지법(No Child Left Behind Act)'이 도입되면서 일부 주에서는 낙제학생 수가 많을 경우 받게될 불이익을 회피하기 위해 학력기준을 인위적으로 낮추는 폐단을 불러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3월 대대적인 교육개혁 방안을 제시하면서 전국 공통의 학력기준안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주마다 제 각각의 학력기준을 설정함에 따라 미시시피주의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이 와이오밍주 학생보다 70점이나 더 낮은 점수를 받고도 똑같은 등급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마련된 공통 학력기준안은 예컨대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의 경우 영어과목에서 희곡과 산문의 차이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희곡의 등장인물과 대사, 지문 등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고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
7학년(한국의 중학교 1학년에 해당)의 경우 수학과목에서 비례관계와 유리수의 연산, 1차방정식 풀이 등을 학습해야 한다.
이러한 공통 학력기준안이 채택돼 시행되면 교과서 개편과 교사 연수, 새로운 평가방법의 도입 등 교육계 전반에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방안에 대해 일부 주에서는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어 공통의 학력기준이 모든 주에서 예외 없이 시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예컨대 전국적으로 학력수준이 높기로 유명한 매사추세츠주는 공통 학력기준안에 따를 경우 현재의 학력기준을 하향조정해야 하기 때문에 주 자체 학력기준을 계속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며, 많은 전문가도 매사추세츠는 예외로 둬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애초부터 공통 학력기준 마련작업에 참여를 거부했던 알래스카와 텍사스도 학생들의 교육 커리큘럼을 주 자체적으로 판단해 결정할 문제라는 논리를 앞세워 공통 학력기준안 채택에 반대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40억달러의 학교개선예산을 배정할 때 공통 학력기준안을 채택하는 곳을 우대하는 정책을 통해 많은 주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