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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공부의 해법, 내 안에 있다

“학문에 지나치게 매달리거나 조급하게 공부의 효과를 보려고 마음을 얽매어서는 안된다”

최근 갖가지 이름이 붙은 공부법을 소개하는 다양한 책들이 넘쳐나고 있다. 의심어린 눈초리로 볼 수밖에 없었던 ‘교과서만 열심히 봤어요’라는 수석 합격생의 짧은 공부 비법이 이제는 낱낱이 공개되는 것일까? 모든 학생들이 똑같은 방법을 갖고 있지 않듯이 책들이 소개하는 학습법도 제각각이다.

리스타트 공부법(무쿠노키오사미|비즈니스북스)에서는 시험에 합격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공부력을 효율력, 집중력, 기억력, 지속력, 계획력, 득점력, 실전력 등 일곱가지로 정리하고 있다. 얇은 문제집을 선택하고 답안을 보면서 문제를 푸는 대신 다섯 번 이상 읽기, 메모지로 이해여부 표시하기, 소리내어 읽기 등의 세부적인 방법을 소개한다. ‘벼락치듯 공부해서 한 방에 통과하는 합격의 기술’이라는 부제처럼 여기서 소개되는 공부법은 시험에 나올 내용만 효율적으로 공부하자는 데에 초점을 두고 있다.



질문형? 학습법!(이영직|스마트주니어)에서 저자는 “질문은 모르는 것이 무엇인가를 정의하는 과정과 생각할 시간이 추가되기 때문에 예습보다 공부에 좀 더 적극적이 된다”고 강조한다. 듣기만 하는 수업보다는 의문을 가지고 짧게라도 하는 공부가 더 효과적이라는 이론적 뒷받침과 함께 질문노트 만들기, ‘현실의 나’와 ‘가상의 나’가 대화로 질문을 이어가는 셀프 티칭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최상위권 학생의 공부 잘하는 비법을 ‘추론 능력’에서 찾은 최상위권 1%의 비밀 추론력(김강일·김명옥|위즈덤하우스)에서는 점수대별·학년별 공부전략, 학습지도 요령을 전하고 있다. 시험을 보면 늘 한두 문제씩 틀려 최상위권에 들지 못하는 학생, 배운 것만 알고 그 이상의 것을 생각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부족한 것이 바로 종합적인 사고를 통해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추론력의 부족이라는 것. 어휘력, 독해력, 구조화능력이 습득돼야 추론력에 도달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저자는 시험 점수대별로 학생들을 다섯 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지도요령을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우수한 학생들의 공부비법을 소개하기에 앞서, 성적이 낮은 학생들의 특징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찾은 책도 있다. 엔트로피의 반대개념, 즉 질서가 잡혀있는 상태를 의미한 네트로피(한지훈|은행나무)가 그것이다. 저자는 “엔트로피 상태에서는 공부에 관한 관심과 집중도가 낮아지게 되므로 빨리 이 상태를 벗어나게 만들어 학습의 몰입도를 높이는 것이 네트로피 학습법의 본질”이라고 말한다. 순간적인 쾌락이나 불안, 걱정에서 벗어나 말과 몸가짐 등에서 절제된 생활태도로 바꿔가는 것이 학습보다 앞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

이같이 다양한 학습법 중에서 자기만의 방식을 찾아나가는 것도 쉽지 않을 정도다. 결국 이러한 책들이 전달하는 메시지의 핵심은 공부 잘하는 학생이 따로 정해져 있지는 않다는 것. 누구나 노력하면 성적을 올릴 수 있으며 학생 개인의 의지와 노력여하에 달려있다는 ‘기본’을 다시 일깨워주는 것일 게다.



학생 스스로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찾아가는 여행 과정을 재미있게 엮어낸 기적의 공부여행(이병훈|라이온북스)은 떠먹여주는 공부에 익숙한 학생들, 옆집 아이들과 맞춰가야 한다는 막연한 불안감을 가진 학부모들이 읽어봐야 할 내용이다. 이 책에서는 열여섯살 중학생 승민이가 공부의 ‘이유’를 찾기 위해 부모님의 도움없이 스스로 계획을 짜고 일본여행을 하고 돌아오기까지의 과정을 학생과 학부모의 고민을 담아 그려냈다. 저자는 중세 영국에서 독립심과 공부의 기본 공식을 배워오던 여행인 ‘그랜드투어’를 현대 상황으로 적용시킨 셈이다.

12년간 학원을 운영해온 저자가 지금 당장 자기주도학습을 시작하라(송인강|행복한 나무)에서 밝히는 내용은 학원의 족집게 강의는 학생의 실력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단기간에 성적이 오르는 효과를 볼 수는 있겠지만, 이것도 초·중학교까지만 통한다는 것. 그동안 학원에 찾아왔던 학생들과의 상담사례를 통해 올바른 공부 방식을 찾아나간다. 공부가 재미있다고 인식하고 동기부여, 자신감이 쌓인 뒤에야 공부의 기술이 통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또 7살부터 자녀가 주체가 돼 생각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공부의 ‘기술’을 알리는 책들이 가득한 가운데, 공부의 의미는 ‘사람다움’을 배우는 인성교육에 있다는 옛 성현의 목소리를 담은 함양과 체찰(신창호|미다스북스)이 오히려 눈에 띄는 것은 왜일까? 이 책은 퇴계 이황이 제자들과 나눈 편지를 묶은 ‘자성록’ 중에서 그의 공부에 대한 철학과 자세를 엿볼 수 있는 내용들로 묶어냈다.

시대는 다르지만 ‘공부’의 근본적인 원리는 시대를 초월하는 법. 이황은 “학문에 지나치게 매달리거나 조급하게 공부의 효과를 보려고 마음을 얽매어서는 안된다”거나 “발도 들어 올리지 않고 한 걸음도 떼지 않으면서 높은 곳에 오르려고 하고…문자도 깨우치지 않았는데 공부를 하도록 독촉하니”라며 ‘평생을 걸쳐 해야 하는 막중한 사업’인 공부에 대한 성급한 자세를 꾸짖는다. 그는 학식을 넓혀 심성을 닦는 ‘함양’과 몸으로 익혀 실천하는 ‘체찰’을 통해 앎과 행동이 일치하는 것을 교육의 핵심으로 삼고 매일매일 생활 그 자체가 큰 마음의 공부임을 일깨우고 있다. 공부의 기술을 익히는데 매달려 공부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잊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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