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일 실시되는 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교육감 후보군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 선거의 경우 후보들이 이른바 보수와 진보 성향 후보로 뚜렷이 대비 돼 후보 간 단일화가 판세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해 경기도교육감 선거에서 나타났듯 어느 한 진영에서 후보가 난립될 경우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후보군, 진보對보수 뚜렷 = 18일 현재 거론되고 있는 수도권 교육감 후보로는 서울에 김경회 전 서울시부교육감, 김성동 전 교육과정평가원장, 김호성 서울교대 교수, 남승희 전 서울시교육기획관, 송광용 서울교대 총장, 오성삼 건국대 교수, 이경복 전 서울고 교장, 이원희 전 한국교총 회장, 정채동 교육위원 등이 보수성향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진보성향으로는 곽노현 방통대 교수, 이삼열 전 숭실대 교수, 박명기 교육위원,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 이부영 교육위원, 최홍이 교육위원이 거론되고 있다.
인천에서는 권진수 전 인천부교육감, 김실 교육위원, 김용길 교육소비자연맹 상임대표, 나근형 전 교육감, 류병태 교육위원, 조병옥 교육위원, 허원기 전 교육위원이 보수진영에서 거론되고 있으며, 진보 측에서는 이청연 교육위원과 김민배 인하대 교수가 나설 태세다.
경기도는 강원춘 전 경기교총 회장, 강인수 수원대 부총장, 구충회 전 경기외국어교육연수원장, 김영래 아주대 교수, 김진춘 전 교육감, 문용린 전 교육부장관, 문종철 전 수원대 대학원장, 조창섭 단국대 교육대학원장이 보수진영을 이루고 있다. 반대편에는 김상곤 현 교육감이 사실상 단일후보 체제를 구축했다.
■단일후보 이뤄지나 = 후보들의 출마선언으로 선거전이 달아오르고 있는 여야 정치권에서도 물밑작업을 통해 보, 혁 각 진영의 후보단일화를 유도할 것으로 보여 그 성사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헌법과 지방교육자치법에 따르면 교육은 정치적으로 중립을 보장받고 있지만, 선거가 정치 행위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현실정치로부터 영향으로 받을 수밖에 없다. 또 교육정책이 지자체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에서 각 당이 사실상 광역단체장과 교육감을 러닝메이트로 여기고 공을 들이고 있다. 실제로 한 정당 관계자는 “교육정책이 유권자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교육감 선거에 비슷한 성향의 후보가 당선될 수 있도록 도우려는 전략을 여야 모두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보수, 진보 성향의 시민사회단체도 각 진영의 후보단일화를 주도하겠다며 적극 나서고 있다. 300여 보수성향 시민단체 및 교육단체 인사들로 구성된 ‘바른교육국민연합’은 1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창립대회를 갖고 교육감 보수후보 단일화에 나섰다. 창립선언문에서 국민연합은 “더는 아이들을 전교조 교육감에게 맡길 수 없다”며 “모든 이해관계를 떠나 반 전교조 후보들의 단일화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국민연합 측은 ‘반 전교조 후보 단일화 캠페인 사이트(www.win62.org)’를 통해 100만 명의 회원을 확보한 뒤 여론조사, 공개토론 후 ‘모바일 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자를 결정한다는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했다. 한편 진보 측에서도 ‘2010민주진보서울시교육감시민추대위원회’를 통해 후보단일화를 추진한다. 후보 선호도 여론조사 등을 통해 후보를 결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같은 인위적인 후보단일화에 대한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의 지나친 교육감 선거 개입과 이념대결로 인해 교육의 본질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수는 “교육감의 자리가 교육자치를 지켜내야 할 자리인데 선거과정에서부터 정치권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면 당선이 돼도 결국 예속될 수 밖에 없다”며 “정당이든 교육감 후보든 교육을 먼저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