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인종 차별이 여전한 지역으로 꼽히는 미시시피 주의 일부 학교에 피부색에 따른 반 편성을 중단하라는 법원 판결이 내려졌다.
미시시피 잭슨 시(市) 지방 법원 톰 리 판사는 13일 미시시피 외곽 월트홀 카운티 학군 내 학교들에 결과적으로 학생들을 흑인반과 백인반으로 양분하는 학급 배정 방식을 중단하고 거주지역 밖으로의 전학허용도 제한할 것을 명령했다.
리 판사는 이들 학교에 백인학생들을 몇 개 반에 몰아넣는 방식 대신 무작위로 반이 편성되도록 하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쓸 것을 권고했다.
리 판사는 또 월트홀 카운티 학군이 매년 300명 이상의 학생이 거주 지역 밖으로 전학하도록 허용함으로써 피부색에 따라 학급이 편성되도록 교내 인종 차별을 조장한다고 지적하고, 이러한 전학 허용을 상당 부분 제한할 것을 명령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학군이 공립 학교의 인종 차별을 부활시키려는 방식으로 구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특히 이 학군 내 '살렘 어텐던스 센터' 고등학교에서 1992년 흑인과 백인 학생 비율이 각각 58%와 42%로 나타났으나, 2008년 이 비율이 각각 33%와 66%로 뒤집혔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변화가 인구 이동에 따른 것이 아니라 수백명의 백인 학생에게 전학을 허용하는 "불법적 학군 이동 정책"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미국에서는 1964년 세 명의 시민권 운동가들이 피살된 것을 계기로 학교와 직장, 공공장소에서 인종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이 의회를 통과했다.
월트홀 학군도 1970년 교내 인종 차별을 금지했으나, 1980년대 말부터 백인 위주로 학생들의 전학을 허용한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재판부는 월트홀 학군이 1990년대 초부터 개선책을 내놨으나, 여전히 전학을 허용하는 관행이 지속되고 있으며, 학교에서도 "차별이 한층 심각해졌다"고 지적했다.
월트홀 학군은 이번 판결에 대한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학군에는 2550명의 학생이 있으며, 흑인과 백인 비율은 각각 64%, 35%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