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감 선거의 후보단일화를 추진했던 보수, 진보진영 모두 단일후보 추대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따라서 6월 2일 치러질 선거에는 다수의 보수 후보와 다수의 진보 후보가 출마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을 보인다.
바른교육국민연합 주도로 추진됐던 보수 후보단일화는 ‘반 전교조’에 대한 시각차와 단일화 일정과 방식에 대해 후보 간 견해 차이로 불참 후보가 늘면서 사실상 동력을 잃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9일 한나라당 서울시당이 김영숙 전 덕성여중 교장을 지원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범보수 진영의 후보들의 분열이 가속화 되고 있다.
이원희 전 교총회장은 “헌법 제31조에 보장된 교육의 정치적 중립과 교육적 원칙을 지키면서 시민과 함께 바른 선거가 되도록 할 것”이라며 “교육감 선거가 정치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남승희 전 서울시교육기획관도 “정교(政敎)유착이 우려 된다”며 “선관위에 조사를 의뢰 하겠다”고 밝혔다. 처음부터 보수단일화 논의에 불참을 선언했던 남 전 기획관은 다른 시·도교육감 후보와 이른바 ‘학부모발 교육연대’를 구성해 선거를 치른다는 계획이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다른 후보는 “보수진영의 분열을 우려해 한나라당이 나선 것 같은데 이런 식이면 단일화는 더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김 전 교장은 15일 출마기자회견을 하며 “한나라당서울시당 지원은 사실무근”이라며 분명한 선을 그었다. 또 “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여권의 권유가 있었다’는 보도자료는 당시 실무자의 착오였다”고 설명해 한나라당 지지논란은 일단락 됐다.
하지만 교육계 관계자들은 “보수진영 후보들이 여권의 이른바 ‘내천(內遷)’을 얻기 위해 물밑작업을 통한 나름대로 노력 기울여왔던 점을 감안하면 후보들이 자신이 아닌 다른 후보가 지지를 받는 상황을 납득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한나라당 지원파문이 보수진영의 단일화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단일화 작업에 난항을 겪기는 진보진영도 마찬가지다.
‘2010서울시 민주진보 교육감․교육위원 후보 범시민 추대위원회’가 추진했던 진보진영 단일후보로 이부영, 최홍이 서울시교육위원을 따돌린 곽노현 방통대 교수가 14일 낙점됐다.
하지만 진보 단일화 논의에 박명기 서울시교육위원은 아예 참가하지 않은데다, 경선에 참가했던 이삼열 전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이 전격적으로 경선탈퇴를 선언해 진보진영 역시 실제적인 단일화를 이뤄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곽 교수 측은 남은 기간 동안 진보진영의 단일후보를 성사시키겠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여론조사에서 박 교육위원이 곽 교수보다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복수 진보 후보 출마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을 분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