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날을 앞두고 한 스승과 제자가 15년간 나눈 마음의 편지가 책으로 출간돼 눈길을 끌고 있다.
강원 홍천군 두촌면에서 농원을 운영하면서 시인으로 활동하는 정수남(57·여)씨는 중학생 시절 미술선생님이었던 김귀자(65·여)씨와 편지를 주고 받은 내용을 최근 책으로 엮었다.
'사랑해요 선생님'이란 제목의 이 책 속에는 편지 원문 그대로 복사된 글귀에 그동안 사제지간 주고받은 일상의 내용이 소박하게 묻어 있다.
40여년전 스승인 김씨가 초임으로 학교에 와 당시 중학생이던 정씨와 만났지만 김씨의 전근으로 불과 2개월 밖에 만남이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던 중 30년이 지난 1995년께 김씨가 옛 초임시절 재직했던 중학교를 우연히 찾았다가 학교 인근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정씨 집에 숙박을 하기 위해 찾아가면서 뜻밖의 인연이 다시 시작됐다.
이들은 반가운 마음에 밤을 새우며 추억을 되새겼고 다음날 오전 스승인 김씨는 제자가 숙박비를 사양할 것 같아 몰래 그림과 함께 쓴 편지와 숙박비를 두고 떠났다.
이후 이들은 15년 동안 300여통의 편지를 주고받으며 사제지간 정을 쌓아오다 주위의 권유로 그동안 모았던 편지를 책으로 출간하게 됐다.
2008년 대한문학세계에 시부문으로 등단한 정씨는 "처음에는 액자에 넣어 보관하려고 했는데 소중한 내용을 다른 사람과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지인의 권유로 책을 출간하게 됐다"며 "마음이 그대로 전달되는 가식없는 편지로 선생님과 만나면서 사제의 깊은 정을 느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