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자립형 사립고교인 강원 횡성의 민족사관고에서 근무하는 이순진(41·여) 교사는 요즘 미국의 명문대학에서 공부하는 제자로부터 특별한 초대를 받고 행복한 설렘에 빠졌다.
이 교사는 제자의 대학 졸업식에 초대를 받아 곧 비행기를 타고 미국으로 가 훌륭하게 성장한 제자와의 상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 교사는 지난해 겨울 제자 박형수(21)군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지난 2005년 민족사관고에 부임해 처음 가르쳤던 박 군은 졸업한 뒤 미국 코넬대에 진학해 3년만에 대학을 조기졸업하게 됐으며 상위 1%안에 들어 최우등 졸업상을 받게 됐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그리고 지난 달 중순 이 교사는 코넬대 관계자로부터 이메일 한통을 받았다.
이달 25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졸업식 행사에 참석해 달라는 초청장이었다.
최우등 졸업상 수상 학생에게 주어지는 고교 은사 초청행사에 박 군이 이 교사를 초대했다는 내용과 함께 항공편과 호텔 숙박비도 모두 대학 측에서 부담한다는 조건이었다.
또 대학 측은 부상으로, 민족사관고를 졸업하고 올해 코넬대에 입학한 박 군의 후배 한 명에게 장학금 4천달러를 주기로 했다.
이 교사는 학교를 졸업한 뒤 3년 동안 연락 한번 없었던 제자에게 서운하기도 했지만, 대학에서 두문불출하고 공부에만 몰두했다는 박 군의 설명을 듣고 이내 마음을 풀었다.
그녀는 "3학년 때 담임을 맡았는데 형수는 이과적 재능과 문과적 재능을 고루 갖춘 다재다능하고 정이 많은 학생이었으며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을 품고 진지한 고민이 담긴 글을 쓰곤 했다"고 기억했다.
이 교사는 이번 미국 방문길에 코넬대 입학사정관을 만나 필요한 정보도 듣고 민사고의 교육과정과 학생들의 자질에 대해 홍보할 계획이다.
민족사관고 측은 박 군의 졸업동기인 김재희(21) 군도 오는 12월 미국의 다트머스 대학을 3년 반만에 조기졸업할 예정이며 2006년 졸업생인 문용석(21) 군이 스탠퍼드 대학을 우등 졸업해 은사가 초청되는 등 해외 유학생들이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