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우수한 IT(정보통신) 인프라와 사이버대학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과 동남아시아 전역을 아우르는 '국제사이버대학'을 설립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국가 차원에서 다른 개발도상국에 원격교육을 원조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처음 시도되는 일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최근 '한국-아세안 연합 사이버 대학'(가칭) 설립안을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사무국에 제안했다고 24일 밝혔다.
지리적·경제적 여건상 대학 교육을 접하기 힘든 동남아 각국 소외지역 학생들에게 인터넷을 활용한 원격교육을 제공하자는 취지다.
예컨대 인구 2억 4천만명의 대국인 인도네시아는 국토가 1만 7천여개 섬으로 나뉘어 지역별로 교육 격차가 크다. 작은 도서 지역은 '대면교육'이 아예 불가능한 곳도 많다.
캄보디아, 라오스 등 내전을 겪은 나라나 베트남 오지 등도 고급교육을 받기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교과부의 제안은 1단계로 공적개발원조(ODA) 40억원을 투입해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등 4개국 거점 대학에 사이버 교육센터를 설치하고 국내 원격교육 전문가를 현지에 파견해 동영상 강의와 교재 제작 노하우를 전수한다는 것이다.
이어 이들 국가의 교육 소외지역까지 인터넷망을 가설하고 개인용 컴퓨터를 보급해 거리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대학 교육을 받도록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시범사업인 1단계 성과가 좋으면 2단계로는 아세안 10개국 전체로 사이버 교육과 학점교류를 확대하고 마지막 3단계로는 한국과 아세안 10개국 사이버대학을 하나로 묶어 '한국-아세안 연합 사이버 대학'을 설립한다.
교과부 관계자는 "지금껏 민간 차원의 해외 원격교육 시도는 종종 있었지만 국가 차원에서 대규모 지원을 제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개도국에 국가발전의 근간인 교육을 원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각국 인터넷망 구축 과정에 KT 등 국내 기업이 참여한다면 인프라 수출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