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워요 여러분. 1년 사이에 더 커진 것 같네요."
25일 오후 3시께 서울대 행정관 앞. 서울대 이장무(65) 총장은 강원도 산골의 작은 학교에서 온 초등학생 22명을 따뜻한 미소로 맞았다.
지난해 평창군 서울대 그린바이오 첨단연구단지 기공식에 참석했다가 인근 대화면의 신리초교를 깜짝 방문한 이 총장이 이 학교 학생들을 서울대로 초청하겠다고 한 약속을 1년만에 지킨 자리다.
이 총장은 꼬마 방문객 한명 한명에게 서울대 상징물이 찍혀있는 어린이용 달력을 기념품으로 주면서 "열심히 공부해서 서울대에 꼭 들어오길 바라요"라며 덕담했다.
1년 전 "서울대에 가고 싶은 학생은 손들어보라"는 이 총장의 말에 가장 먼저 손을 들었다는 4학년 이다빈(10)양은 "총장 할아버지가 약속을 지켜줘서 너무 고맙다. 오늘 학교를 둘러보고 서울대에 꼭 와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며 밝게 웃었다.
6학년 김주현(12)군도 "농생명과학대에서 첨단 현미경으로 세균을 관찰했는데 너무 신기했다. 총장님을 다시 뵙게돼서 너무 반갑다"며 들뜬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신리초교 학생뿐 아니라 학교 입장에서도 이번 서울대 방문은 감회가 남다르다.
이 학교는 날이 갈수록 학생 수가 줄어 폐교 위기에까지 몰렸으나 서울대 연구단지가 들어서면 학생 수가 다시 200명 선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순익 교장(56)은 "지난 1년간 학교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지금은 학교를 증축해야 하는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서울대 견학을 마치고 떠나는 학생들에게 손을 흔들며 작별인사를 한 이 총장은 "서울대가 이 지역 주민들과 이웃이 됐다는 의미로 신리초교를 방문했었다. 지역 격차와 양극화 문제가 심각한데 이를 해소하는데 서울대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