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에 거주하는 위구르인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중국어 교육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신장위구르 자치구 정부는 27일 고위급 회의를 열어 '푸퉁화'(普通話·만다린) 교육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포함한 주민생활 개선 방안을 확정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가 28일 보도했다.
푸퉁화 교육 강화방안은 ▲오는 2012년까지 신장위구르 자치구내 모든 유치원에서 위구르어와 함께 푸풍화를 동시에 배울 수 있도록 하고 ▲2015년에는 이를 초·중·고 등 모든 학교로 확대하며 ▲2020년에는 이 지역의 모든 학생들이 두 가지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위해 신장위구르 자치구 정부는 중국 정부가 향후 5년간 추가로 배정하기로 한 교육예산 800억위안(14조 1천억원) 가운데 상당액을 푸퉁화 교육에 투입할 방침이다.
익명을 요구한 신장위구르 자치구 정부 관계자는 "지난주 열린 중앙정부의 신장관련 공작회의에서 교육부는 신장의 교육을 발전시키기 위해 향후 5년간 800억위안을 추가로 지원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17~19일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신장업무 공작회의를 열어 신장위구르 자치구 주민들의 1인당 GDP(국내총생산)를 5년내에 중국 평균 수준으로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한 지원대책을 확정한 바 있다.
이번 신장위구르 자치구 정부의 푸퉁화 교육 강화 방안은 중앙정부의 신장지원대책의 후속편 성격으로 위구르인들의 중국어 구사능력을 높여줌으로써 이들이 노동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목적이 있다는 게 소수민족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중국민족대학 민족교육연구소의 텅싱 교수는 "중앙정부의 푸퉁화 강화 정책은 민족단결을 촉진하고 사회적 안정을 확보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푸퉁화 교육에 대해 위구르인들을 한족에 동화시키기 위한 목적도 내포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신장위구르 자치구 정부가 마련한 주민생활 개선방안에는 오는 2015년까지 농촌 주민들을 위해 70만채의 주택을 건설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신장위구르 자치구는 지난해 7월 수도 우루무치(烏魯木齊)에서 한족과 위구르인 간의 민족갈등으로 폭력사태가 발생해 197명이 사망하고 1700명이 부상하는 등 분리·독립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지역이다.
중국 지도부는 지난달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사령탑인 당서기를 교체한 것을 계기로 이 지역에 대한 정책을 '채찍에서 당근으로' 변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4월 이 지역을 15년간 철권통치했던 '신장의 왕' 왕러취안(王樂泉·65) 대신 장춘셴(張春賢·57) 후난성(湖南省) 전 당서기를 새로운 신장 위구르 자치구 당서기로 임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