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는 올해 90세 할아버지가 고등학교에서 음악교사로 재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뉴질랜드의 5만여 명 교사들 가운데서 최고령인 이 할아버지 교사는 아직 은퇴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 할 일 없이 노는 젊은 노인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30일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는 주인공은 앨버트 커닝햄 할아버지로 24년 전 처음으로 교사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캐나다에서 이주한 그의 나이는 그때 보통 사람들이 모두 퇴직할 나이인 66세였다.
지금 커닝햄 할아버지는 주로 와카타네 고등학교와 카웨라우 고등학교에서 각각 전자 베이스 기타와 색소폰을 혈기왕성한 어린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그가 교실에서 가르치는 학생들의 할아버지들도 나이로 따지면 대부분이 그의 손아래다. 커냉햄 할아버지는 교사직이 자신을 젊게 해주는 것 같다며 일을 그만두어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없다고 말한다.
그는 "나는 가르치는 것이 좋아 줄곧 그렇게 해오고 있다. 그런데 왜 그것을 그만두어야 하느냐. 사람은 일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끔 생각이 잘 안 나는 경우가 있지만 금방 그것을 되살릴 수 있다며 말하는데도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는 자연스럽고 자신에 찬 목소리로 말을 했으며 영국 여왕 앞에서 자신이 몸담았던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던 때의 경험 등 수 많은 일화를 어린 학생들에게 들려주며 꿈을 심어주고 있다.
그는 자신이 가르치는 13세에서 17세 사이 어린 학생들과 보조를 맞추는 데 전혀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한 가지 아쉬움은 요즘 학생들의 기강이 너무 해이진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학생들이 너무 무책임하고 교사들에 대한 존경심도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내가 학교에 다닐 때는 규율이 엄격했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은 아무 때나, 무엇이든지 말하고 싶은 게 있으면 말한다"고 말했다.
그는 때로 교사들이 학생들로부터 총과 흉기로 위협받던 1970년대 캐나다보다 더 상황이 안 좋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며 아들이 언젠가 모든 애들이 마약을 하기 때문에 친구를 사귀기도 힘들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이주를 결심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신문을 1년 동안 열심히 읽으며 정보를 수집한 다음 뉴질랜드에 정착해 조그만 간이음식점을 운영하며 밴드에서 연주하는 일을 하다 뒤늦게 음악교사의 길로 접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1주일에 하루씩 5개 고등학교를 돌아다니며 음악을 가르쳤지만 지금은 두 군데 고등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녀들이 가까운 곳에 살고 있지만 그들에게 의지하지 않고 혼자 살아가고 있다며 음악 교사직은 아마 죽을 때까지, 아니면 로또에 당첨될 때까지 하게 될 것 같다며 웃었다.
한편, 뉴질랜드에는 80세를 넘긴 현직 교사가 13명이나 되며 정년인 65세를 넘긴 교사는 무려 1300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