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도 베이징의 초·중고생들이 부모들의 과보호와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 속에 불균형한 식사와 운동부족으로 심신이 모두 허약해진 것으로 나타나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베이징시 정부가 31일 세계어린이 날을 하루 앞두고 발표한 '시민건강상황백서(市民健康狀況白皮書)'에 따르면 초·중·고교생들의 60%가 근시이고 20%가 비만아로 집계됐다.
베이징시 질병공제센터 학교보건소 돤자리(段佳麗) 소장은 "특히 2008~2009년도 고교 1학년생의 근시율은 78.36%이고 고3학생은 82.12%에 달했다"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백서에 따르면 2008~2009학년도 초·중·고학생의 비만율은 19.51%로 2007~2008년도보다 1.2% 포인트 증가했고 그 중 10%가 지방간 환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돤 소장은 "학생들이 학업에 스트레스가 많고 체력활동이 적으며 육식을 편식하는 불균형 식사 때문에 전반적으로 건강이 나빠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시 위생국의 부 검사원 자오타오(趙濤) "지난 10년간 베이징시의 7~18세의 남녀학생의 평균 키의 성장이 가슴둘레와 체중 증가에 못미치는 등 비만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청소년연구센터의 쑨윈샤오(孫雲曉) 부주임은 " 교육당국이 초·중·고 학생들의 체력이 날로 떨어지는데 대해 주목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고 말했다.
베이징시 교육국은 지·덕·체가 모두 우수한 학생 기준에 체육성적외에 신체검사 결과에 따른 체력을 포함했다.
당국은 또 학생들의 체력 향상을 위해 학교 운동장에 철봉이나 평행봉 등 운동기구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베이징시 학교들은 상당 수가 학생들의 안전에 위험하다는 이유로 철봉, 평행봉, 뜀틀 등 운동기구를 없애 버렸고 심지어 어떤 학교에서는 체육수업마저 폐지했다.
베이징대학 아동·청소년위생연구소 마잉화(馬迎華) 부소장은 "학생들은 체력저하와 함께 심약한 '유리체질'이 되고 있다"고 경고하고 "이는 가정에서 1가구 1자녀의 영향으로 아이들을 지나치게 애지중지하면서 '온실교육'을 시킨 데도 원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마 소장은 "부모의 지나친 기대속에 독자로 태어난 아이들이 초등학생이 되도 옷도 제대로 입을 줄 모르고 고교생이 되도 설거지를 할 줄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온실에서 자라난 아이들이 일단 실패를 겪으면 쓰러진 채 일어나지 못하고 심지어 자살도 꺼리지 않는다"면서 "아이들이 유리보다 더 쉽게 깨진다"고 우려를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