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자원 및 농수산물 수출에 이어 연 170억호주달러(17조원상당) 규모로 호주 수출 3위를 기록하고 있는 유학시장이 최근 연방정부의 이민법 강화로 유학생 수가 크게 줄어들면서 극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호주 각 대학 유학생전담기구 협의체인 호주국제교육협회(IEAA) 및 호주 영어교습학원 연합체 잉글리시오스트레일리아(EA) 등 관련 단체들은 "최근 영어 습득을 위한 유학생 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영어교습학원뿐 아니라 4년제 대학 등록 유학생 수 급감을 초래해 결국 유학시장을 근본부터 뒤흔들 수 있다"고 우려하고 나섰다고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이 2일 전했다.
호주 정부 통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4월까지 4개월간 호주 유학생수는 전년동기대비 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호주의 사설 영어교습학원 유학생이 17.0%, 요리 등 사설직업학교 유학생이 3.8% 각각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지난 4월중 영어교습학원 유학생 수는 6588명으로 전년동기 9320명에 비해 무려 30%나 급감했다.
IEAA 이사 데니스 머레이는 "최근 유학을 문의하거나 등록을 하는 외국 학생들이 크게 줄었다"며 "호주 유학시장이 심각하게 황폐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유학업계는 영어 습득 유학생수 급감은 곧바로 대학 및 사설직업학교 등록 유학생 급감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당장 지난 4월 현재 4년제 대학 등록 유학생수는 전년동기 대비 9% 늘어 지난 3월의 12% 증가에 비해 3% 포인트 감소했다는 것.
EA 대표 수 블런덜은 "정부의 이민법 강화가 유학시장의 신뢰를 근본부터 뒤흔들고 있다"며 "이런 식으로 유학시장이 한 번 위축되면 회복하는 데에는 적어도 10년은 걸린다"고 강조했다.
호주 38개 대학 대표기구인 유니버시티스오스트레일리아(UA) 최고경영자(CEO) 글렌 위더스는 "이런 식으로 가면 호주 유학시장이 심각한 침체에 직면할 수 있다"며 "영어교습학원 유학생 수 급감은 곧바로 대학에도 타격을 주는 만큼 유학시장 보호를 위해 정부가 새로운 정책을 내놓을 때"라고 주장했다.
호주 이민시민부는 이에 앞서 지난 17일 요리사, 미용사, 침구사, 춤교습사 등 단순기술직을 인력부족직업군에서 삭제해 영주권 취득을 사실상 어렵게 한 반면 간호사, 회계사, 교사, 엔지니어, 의사 등에 대해서는 이민 문호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인력부족직업권에서 제외된 과정을 공부 중인 중국, 인도, 한국 등 출신 유학생들이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고 귀국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